"당혹스럽다"던 남진, 사실은… 김기현에 "힘내시라" 덕담"올려도 되겠느냐" 사진·문구 허락 받아… 꽃다발도 남진 지인이 준비"어쨌든 부담 드려 죄송스럽게 생각"… 김기현, 남진·김연경에 사과네티즌들 "김기현 억울했겠다"… "대인배네" 분위기 반전
  • ▲ 왼쪽부터 배구선수 김연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가수 남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왼쪽부터 배구선수 김연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가수 남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김연경‧남진 인증샷'을 공개한 것과 관련, 당사자들이 "당혹스럽다"며 반발하면서 김 의원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지만, 실제로는 "힘내시라"는 덕담을 주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되레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것 자체를 두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인증샷 논란이 불거진 것을 두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남진 선생님과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저의 본의는 아니었지만 본인들이 부담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굉장히 유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전당대회 선거 캠페인의 일환으로서 의도된 상황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어떤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거기에 참석하시는 저의 지인이 '남진 선생님하고 또 김연경 선수가 오신다고 해서 와서 덕담이라도 나누면 안 좋겠느냐' 그래서 '좋지요' 그러고 간 것"이라며 "김연경 선수, 정말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선수 아닌가. 또 우리 정말 멋쟁이 남진 선생님 얼굴 한 번 보러 가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사자 허락 없이 김 의원 측이 일방적으로 사진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논란과 관련해서도 적극해명했다.

    그는 "참석하신 분의 카메라로 찍었는데 그분이 저에게 보내 주시기에 사진이 예쁘게 잘 나와서 '이것 사진 올려도 되겠느냐'고 제 지인에게 물었고,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려도 되겠느냐'고 완성된 문안까지 초안을 보냈다"며 "그 후에는 더 완성된 문안으로 최종적으로 '이렇게 올리려 하는데 괜찮은지 다시 한번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주세요' 그랬더니 '올려도 좋다고 합니다'라고 저한테 답변이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자꾸 이것을 가지고서 진흙탕싸움을 하는 후보자가 계셔서 참 볼썽사납고 너무 구차스럽게 본질하고 벗어난 이야기를 계속 한다. 품위를 지키셨으면 좋겠다"고 안 의원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 ▲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논란의 시작은 김 의원의 지난달 27일 페이스북 게시글이다. 당시 김 의원은 배구선수 김연경, 가수 남진과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어제는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며 "당대표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 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 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이후 남진은 언론매체를 통해 "김 의원이 그 자리에 오는지도 몰랐고, 나는 정치색이 없는데 이런 일에 휘말려서 당혹스럽다"며 "꽃다발도 김 의원 측에서 준비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김기현이 거짓말 한 것이냐' '정치적으로 이용했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김 의원은 김연경과 남진이 응원차 자신을 위해 직접 꽃다발까지 준비해 사진을 찍었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렸지만, 이와 상반되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지인 초청을 받아 그 자리에 갔고, 거기에 남진과 김연경 두 분이 온다는 말씀을 듣고 간 것"이라며 "꽃다발이 준비돼 있었고, 제게 주시기에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남진 씨, 김연경 선수 포함 여러분이 계셔서 10분쯤 같이 있었다. 덕담을 나누고 여러 대화를 나눴다"며 "제가 좀 일찍 나오면서 꽃다발을 주시기에 '엄지 척'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의 해명에도 여론은 싸늘했는데, 남진이 1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직접 "힘내시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밝히면서 김 의원의 해명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남진은 "나중에 알고 보니 꽃다발은 그 자리를 주선한 지인이 가지고 온 것이었다"면서 "같은 김씨 집안이고, 무슨 선거를 준비한다고 해서 '힘내시라'고 덕담 했다"고 말했다. 남진의 본명은 '김남진'이다.

    한 네티즌은 "조금만 알아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관계였다"면서 "본인이 사진 올리는 데 동의하고 응원메시지 해 준 것도 맞으면서 왜 사실이 아닌 것처럼 얘기한 건가. 김기현이 얼마나 억울했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그쪽을 배려한다고 묵묵히 온갖 욕을 다 먹었다" "김기현 대인배다" 등의 김 의원을 옹호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결국 김 의원과 남진의 말을 종합해보면, 김 의원과 남진·김연경을 모두 아는 지인이 만남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생긴 하나의 '해프닝'이다.

    그러나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다른 당권주자들이 김 의원의 상승세를 견제하며 논란을 극대화한 것이다.

    한편, 안철수 의원의 네거티브 공세와 함께 또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남진과의 인증샷 올리며 '이게 진짜'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는데, 남진은 윤 의원과도 친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