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2019년 북한과 경제협력 협약 체결…'1억 달러 지원' 적시'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제…김성태 "이재명, 대선 위해 방북 원해"쌍방울, 2019년 총 800만 달러 北에 전달…이재명 '제3자 뇌물' 검토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뉴데일리DB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뉴데일리DB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선거 당선을 전제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북한이 1억 달러 규모의 국가사업 협약을 맺었다고 판단해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쌍방울이 2019년 1월17일과 5월12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과 경제협력 관련 협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쌍방울, 북한 국가사업 독점 계약 체결… "1억달러 지원" 적시 

    특히 검찰은 5월12일 쌍방울이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맺은 협약서에 주목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와 광림이 북한의 국가사업을 사실상 독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광학필름을 만드는 나노스는 북한에서 희토류 등 광물자원 개발을 진행하고, 특장차를 제조하는 광림은 철도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쌍방울은 북한의 국가사업을 가져오는 대가로 북측에 1억 달러(약 1231억) 상당의 금액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협약서에 적시했다. 검찰은 쌍방울이 북한과 협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이 대표의 최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쌍방울과 이 전 부지사가 이러한 북한 국가사업을 진행하는 데 소요되는 재원을 정부의 남북교류협력기금 등으로 마련하고자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 대표가 당시로부터 3년 뒤인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 확신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는 김 전 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과거 북한 측 인사에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 말했으며, 이 지사의 방북비용으로 300만 달러(약 37억원)를 북한에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과 연결된다.  

    김성태 "이재명, 대선 위해 방북 원해"…북측에 300만달러 송금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7월 경기도와 대북교류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공동 개최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북한 대남공작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리호남을 만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 말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리호남은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 역시 그 자리에서 리호남에게 "이 지사가 대선을 위해 방북을 원하니 협조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리호남은 "(이 지사가) 방북하려면 벤츠도 필요하고, 헬리콥터도 띄워야 한다"며 "500만 달러(약 62억원)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김 전 회장은 "그 정도 현금을 준비하긴 어려우니 300만 달러로 하자"고 제안했고 리호남이 이에 동의하며, 이 대표의 방북비용은 300만 달러로 최종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전 회장은 2019년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 30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했다고 한다. 다만 이듬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되면서 이 대표 방북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쌍방울이 북한에 밀반출 한 돈은 2019년에만 총 800만 달러(1월 200만 달러, 4월 300만 달러, 11~12월 3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쌍방울이 '이재명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전제로 북한과 국가사업 체결을 추진했고, 그 대가로 북한에 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