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전력, 신속·효율적 운용 가능" 국방硏 보고서"빠르면 2월,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 北 고체연료 엔진 ICBM 공개할 것"
  •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23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23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주력무기로 개발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 기술 개발이 성숙 단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향후 북한은 엑체연료에서 고체연료를 활용한 로켓엔진으로의 전환과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 등 신형 전술급 유도무기의 양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국방연구원 신승기 북한군사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엔진 시험과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 평가 및 함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은 지난해 말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을 계기로 사실상 엑체연료 엔진 ICBM 기술의 '성숙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11월18일 평앙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는데,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1000km에 고도 약 6100km, 속도는 약 마하22로 파악됐다.

    통상적으로 속도가 마하20을 넘어설 경우 ICBM으로 분류하는데, 이날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이 ICBM 기준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이날 시험발사에서는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단 분리'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면서, 북한의 기술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신 연구위원은 ICBM 기술 개발을 통해 북한이 전략급 핵전력 구축과 강화에 박차를 가할 뿐만 아니라 "1t 전후의 소형 및 초소형 감시정찰위성을 조만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연합뉴스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연합뉴스
    실제로 북한은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 이후 약 1달 만인 지난해 12월18일, 관영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가우주개발국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매체들은 "시험은 20m 분해능 시험용 전색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 촬영기 2대, 영상 송신기와 각 대역의 송·수신기들, 조종장치와 축전지들을 설치한 위성 시험품을 운반체에 탑재해 고도 500km까지 고각발사시켰다"면서 "국가우주개발국이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날 합참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포착했으며, 이 미사일은 약 500km 가까이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北 이르면 2월, 늦어도 올 상반기 내 고체연료 엔진 장착 ICBM 공개"

    북한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액체연료 엔진 ICBM 기술 개발을 발판 삼아,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IC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점이다. 

    신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신형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통해 북한의 ICBM급 탄도미사일 개발이 엑체연료 엔진에서 고체연료 엔진으로 본격 전환되고 있다는 것 역시 반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신 연구위원은 "향후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전력은 더욱 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적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엑체연료보다 순간추력이 좋고, 발사 직전 연료를 따로 주입하지 않아도 돼 발사준비시간이 짧다. 한국형 3축 체계 중 선제타격 개념인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 연구위원은 "엑체연료 엔진 ICBM인 '화성-17형'이 100t가량으로 추정되는데, 개발 중인 고체연료 엔진 ICBM은 60t 전후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동식발사대(TEL)의 기동성이 개선되고 발사준비시간도 상당히 감소, 야전 운용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 명확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엔진 ICBM이 공개되는 시점은 이르면 2월, 늦어도 올 상반기 내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새로 개발한 엔진의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이후 이를 적용한 신형 유도무기를 대락 2~4개월 전후로 공개하거나 시험발사하는 북한의 전례에 따른 분석이다.
  • 2022년 12월31일 북한에서 600mm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뉴시스
    ▲ 2022년 12월31일 북한에서 600mm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뉴시스
    북한은 지난해 12월15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급 고체연료 엔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140tf 추진력과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북한은 2017년 3월 신형 엑체연료 엔진의 지상분출시험 공개 이후 이를 적용한 '화성-12형'과 '화성-14형'의 최초 시험발사를 2~4개월 뒤인 2017년 5월과 7월에 진행한 바 있다.

    "北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 무기 개발에서 양산으로의 전환 상징"

    한편, 2022년 12월3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은 신형 전술급 유도무기 체계의 양산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평가된다. 

    당시 노동신문은 "우리 당이 제일로 바라고 우리 군대가 제일로 기다리는 주력 타격무장인 600mm 초대형 방사포 30문을 우리 당에 증정했다"며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초대형 방사포는 기존 차륜형과 다르게 고각과 방위각을 함께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신 연구위원은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를 통해 북한이 신형 무기의 실전배치 전 성능과 신뢰성, 야전 운용성 등을 확인하는 '전력화 평가'(IOC)의 의미를 가진다고 판단했다.

    신 연구위원은 "초대형 방사포의 양산을 계기로 그동안 개발한 다양한 신형 전술급 유도무기의 양산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2~3년 이내에 상당한 수량이 전력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연 군단의 중·장거리 신속·정밀·대량·집중타격 능력이 상당히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신 연구위원은 "가장 큰 시사점은 북한의 국방정책 추진 기조가 개발 및 성능 개량 에서 양산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022년 전후로 기존에 신형 유도무기 개발 및 성능 개량에 집중투입하던 예산과 자원을 점차 '양산'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북한이 1월4일 공개한 '화성-12형' 계열 추진체계 및 탄두, KN-23과 같은 신형 유도무기가 대량으로 저장 및 보관된 시설의 사진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북한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를 통해 "KN-23은 한반도의 모든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핵 또는 재래식 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