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개인 의혹인데, 왜 민주당이 나서나… 조국 때도 이러다 지방선거 완패"'尹정부 규탄' 장외집회 4일 열기로… "당 전체가 이재명 방탄막 되나" 개탄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연수원 발대식 및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연수원 발대식 및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장외투쟁을 예고하자 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개인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명 대표를 위해 당 전체가 방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응천 "장외투쟁, 총선전략으로 좋지 않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3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당 지도부가 장외투쟁을 예고한 것을 두고 "과연 장외투쟁을 벌이는 것이 국민들께, 중도층에 어떻게 비칠까라는 것도 신경 쓰인다"며 "어쨌든 이것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과잉수사, 편파수사 이것을 탓하는 것이 주된 명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그것을 가지고 온 민주당이 다 나가서 장외에서 하는 것이 결국은 '우리 당 전체가 나서서 방탄 보호막이 되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장외투쟁이 총선전략으로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강경한 주장, 선명한 주장은 아주 하기 쉽고 또 지지층에게는 굉장히 어필이 된다. 그렇지만 지지층만 가지고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또 아쉬운 것이 긴급 최고위에서 이것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런 것은 정말 우리 당의 지지도라든가 총선전략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것일수록 의원총회라든가 좀 더 큰 단위에서 의원들 이야기를 물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며 "지금 우리 당의 최고위 구성을 보면 역대 최고위 중에서 가장 강경파로 구성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서울에서 '윤석열정권 민생파탄·국정무능 보고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이 중대한 사안을 왜 당 지도부가 단독으로 결정했느냐는 것이 조 의원의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지난 28일 대장동·위례 비리 의혹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 결정돼 이 대표의 구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며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 ▲ 지난 2019년 9월28일 서초동 일대에서 진행된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시민들이 '검찰개혁', '조국 수호' 등을 외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지난 2019년 9월28일 서초동 일대에서 진행된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시민들이 '검찰개혁', '조국 수호' 등을 외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친명계 정성호 "李 수사 관련 지속적 장외투쟁 바람직하지 않아"

    당 내부에서는 장외투쟁 방식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장외투쟁은 최후의 카드"라면서도 "지금은 선택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비명(비이재명)계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집회에서 윤석열정권 퇴진까지 가는 것은 좀 무리일 것"이라고,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앞서 민주당은 문재인정부 때 이른바 '조국 수호' 집회에 적극 가담했다가 당의 위기를 자초한 전례가 있다. 이 때를 계기로 민주당이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극대화시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민주당 의원 12명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 대표와 전임 정부를 대상으로 한 수사를 비판하는 장외 시위를 열자 당내에서 '조국사태 시즌2'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사안에 관련해 지속적으로 국회 밖에서 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이 대표 문제에 관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검찰을 앞세운 어떤 민주주의 파괴라든가 또는 장기집권의 그런 음모들, 이런 것들을 좀 그 실체를 밝히는 그런 장소가 돼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번 장외투쟁이 '조국사태 시즌2'가 될 가능성과 관련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저희도 충분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우리 당의 여러 가지 대응이 국민들을 갖다 분열시켜 갖고 또 진영 간의 갈등을 더 증폭시키는 그런 방향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주호영 "개인비리 수사하지 말라는 장외투쟁은 처음 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두고 "장외투쟁의 의미가 바뀌고 희화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1월 국회가 필요 없을 때도 방탄을 위해 국회를 소집했고, 2월 국회는 법에 예정돼 있지만 국회에서 따지면 되는 것이지 개인비리 방어를 위해 장외투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저는 민주화운동이나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을 막기 위해 장외투쟁을 하는 경우는 봤어도 개인비리를 수사하지 말라고 장외투쟁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2월 임시국회도 암울한데 제발 임시국회가 제대로 국정을 다룰 수 있도록 민주당이 다시 한번 당의 진로를 재고해 주기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2월4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