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마군포엔진시험장에 그을린 자국 120m… 美 전문가 "미사일 프로그램용" 분석지난해 12월 동창리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 이후… 40일 만에 첫 움직임
  • ▲ 지난해 12월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 현장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 지난해 12월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 현장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체연료 엔진을 시험한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이다.

    31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제임스마틴비확산센터가 지난 30일 공개한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에서 북한 함경남도 함주군 마군포엔진시험장에서 새로운 모습이 발견됐다.

    사진에는 눈이 덮인 다른 지대와 달리 시험대 바로 옆 들판이 검게 그을려 있었는데, 이 흔적은 엔진 시험대 끝부분에서 시작해 120m 길이의 기다란 나팔 모양으로 뻗어 있었다. 흙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강력한 화염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VOA는 전했다.

    현장을 포착한 데이비드 슈밀러 제임스마틴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 동해안 흥남 바로 옆 마군포에 북한의 주요 고체연료시험장이 들어서 있다. 마군포는 북한 화학공업의 중심지로 로켓용 고체연료도 생산하는 곳"이라며 "지표면이 눈에 덮여 있어 운 좋게도 엔진 시험 정황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VOA에 말했다.

    그러면서 슈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우주개발(위성) 발사 프로그램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적은 없어 이번 시험을 미사일 프로그램용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고체연료 기술은 두 프로그램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만큼 슈밀러 선임연구원은 "위성 발사용 로켓 추진체 개발이 목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엔진 시험 시간은 지난 29일 오전 10시53분 이후부터 30일 오전 9시3분 이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의 이날 시험이 고체연료 엔진 시험이라면, 지난해 12월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 이후 40여 일 만의 첫 움직임이다.

    당시 북한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되는 140tf(톤포스) 추진력과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기존의 액체연료보다 운용성이 좋은 고체연료를 활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이를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라고 지목한 바 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보다 순간추력이 좋고, 따로 연료를 주입하지 않아도 돼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괴물 ICBM이라고 불리는 '화성-17형'을 비롯해 북한이 보유한 상당수의 미사일은 대부분 옛소련의 미사일을 들여왔기 때문에 액체연료 엔진으로 이뤄져 있어, 한국형 3축 체계 중 선제타격 개념인 '킬체인'의 목표물이 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1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정황 포착'과 관련한 질문에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