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감사위원회, '우리민족' 감사 착수… 보조금 4억 사용 적정성 여부 조사우리민족, 北 위협에도 김일성 찬양 공연… '서해 공무원 피살'에도 북한 지원사업
  • ▲ 지난해 6월 16일 저녁 7시 30분, 을지로에 위치한 을지타워 서관 3층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해설이 있는 NK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홈페이지 갈무리
    ▲ 지난해 6월 16일 저녁 7시 30분, 을지로에 위치한 을지타워 서관 3층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해설이 있는 NK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시가 대북지원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우리민족)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우리민족'은 2018~21년 서울시로부터 4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는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던 당시 북한 김일성 찬양가를 연주했고,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당시에도 북한 홍보사업을 그대로 진행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최근 우리민족이 시 보조금을 받아 진행한 사업의 적정성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감사에 들어갔다. 

    서울시, '우리민족' 감사 착수… 北 미사일 도발 당시 콘서트 개최

    지난달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민족은 시 보조금으로 '평양탐구학교' '평양여행학교'사업 등을 진행했다. 우리민족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 등으로 대북 긴장감이 높은 상황에서도 북한 홍보활동을 벌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우리민족은 2021년 3~12월 보조금 1억8000만원을 사용해 북한 가이드북 제작, 사진전 등을 주 무대로 하는 '평양탐구학교'사업을 벌였다. 그중 6월과 10월 두 차례 개최된 'NK콘서트' 공연에서 우리민족은 '사향가' '꽃 파는 처녀'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네' '눈이 내린다' 등의 노래를 공연했다. 

    이들 노래는 모두 김일성을 우상화하거나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대표곡으로 알려졌다. '사향가'와 '꽃 파는 처녀'는 북한에서 김일성이 직접 창작했다고 주장하는 노래로, 북에서는 불후의 고전적 명작으로 대접받고 있다. '눈이 내린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4대 혁명가극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 찬양 공연이 개최된 2021년은 북한이 남한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안보위협이 고조되던 시기다. 북한은 이 해 총 여덟 차례에 걸쳐 극초음속미사일(화성-8), 신형 반항공(지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했다.

    서 의원은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가하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북한 체제 선전을 위한 혁명가곡이 공연됐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반드시 감사와 수사를 통해 국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였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무원 피살에도 '평양여행'사업 강행… 시 보조금 '셀프 심사'도 

    또 우리민족은 2020년 9~12월 시 보조금 3000만원으로 '평양여행 계획 짜기' 강연을 통해 간접 방북 체험을 해보는 '평양여행학교'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우리민족이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 추진 성과자료를 보면, 우리민족은 사업 진행 첫날인 9월21일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사업을 강행했다. 우리민족은 홍보 실적 난에 "9월21일 평양여행학교 1기 홍보 시작" "NLL 공무원 사살사건 발생으로 인해 홍보활동 위축"이라고 적시했다. 

    또 우리민족은 공공기관으로부터 지원 받은 보조금 수천만원을 1~3년간 집행하지 않다가 공공기관 측에서 미집행 사실을 지적하자 뒤늦게 보조금을 반납하기도 했다. 우리민족은 2019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2000만원, 2020년 한국지역난방공사로부터 50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사용하지 않다 뒤늦게 돌려줬다.

    앞서 서울시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운동을 주최한 시민단체 '촛불중고생시민연대'를 대상으로도 감사에 착수했다. 촛불연대는 시 보조금으로 2021년 책 <중고생운동사>를 발간했는데, 이 책에는 촛불연대가 김일성이 만든 단체로 알려진 '타도 제국주의 새날소년동맹'을 계승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