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임기 만료 1년 남기고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 개최"공수처 미흡했던 점 송구"… '시무식 찬송가' 논란 재차 사과
  • ▲ 19일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김진욱 처장이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9일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김진욱 처장이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임기 만료 1년을 앞두고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 출범에 대해 보여주신 국민적인 기대에 비춰 볼 때 미흡했던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처장은 지난 1주년 행사에 이어 이번해에도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과천 공수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처장은 "계묘년 새해가 밝고 민족의 명절 설날을 앞둔 좋은 날이다. 마침 공수처도 출범 2주년을 맞게 돼 올해 토끼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은 "언론인 여러분, 아시다시피 지난 2년간 공수처는 여러 우여곡절과 논란을 겪으면서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기도 했다"면서도 "다만, 한 가지 잊지 마셔야 할 것은 공수처는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검사와 수사관부터 모집·선발하고 선발된 인력으로 규정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서 이제 2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검사와 수사관의 1차 선발을 마친 뒤 불과 며칠 만에 대규모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바로 수사에 착수하는 등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합니다만 공수처 출범에 대해 보여주신 국민적인 기대에 비춰 볼 때 미흡했던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지난해 1월21일 비공개로 진행된 공수처 출범 1주년 행사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미흡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조직과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한 바 있다.
  • ▲ 19일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김진욱 처장이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 중 최근 시무식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 19일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김진욱 처장이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 중 최근 시무식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2년째 "시스템 점차 자리 잡아가는 중"… '1호 기소' 사건은 1심 무죄

    김 처장은 "오늘 출범 2주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삼겠다. 이제 3년 차를 맞이하는 공수처, 고위공직자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공소 유지를 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따라 설립됐음을 항상 기억하며 초심 잊지 않고 업무 처리하도록 하겠다"며 "다행인 것은 부족한 가운데 수사와 공소의 제기·유지의 시스템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란 점"이라고도 했다.

    올해로 출범 3년 차를 맞이한 공수처는 2년간 초라한 성과로 비판받으며, 일각에선 폐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개혁을 목표로 출범한 공수처의 '1호 기소' 사건이었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은 지난해 11월9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이후 공수처는 같은 달 29일 '공수처 행정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내고 현실적 한계를 언론에 호소하기도 했다.

    '시무식 찬송가' 논란에 재차 고개 숙여… "공수처에 변함없는 응원과 질책 부탁"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마지막 임기 1년을 맞이한 김 처장은 "무엇보다 올해는 국민 앞에 크든 작든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는데 모든 역량을 경주하겠다"며 "공수처가 상당히 작은 규모로 설계돼 검사 정원 23명이고 수사부 검사가 12명에 불과하다는 등의 이유로 사건 처리 속도에 있어서 다소 굼뜨게 보일 수 있지만 꾸준히 매진하고 있으니 조만간에 성과가 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김 처장은 "공수처 제도가 설립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법적·제도적 미비점이나 보완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 공수처에 실제로 몸담으면서 제도 운영을 해 본 당사자로서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법과 제도의 개선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 시무식에서 빚어진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일 공수처 시무식에서 독일 본회퍼 목사의 시 '선한 능력으로'를 소개하며 이 시를 가사로 한 찬송가를 눈물 흘리며 불러 종교 편향 논란이 일었다.

    김 처장은 "저의 시무식 언행으로 새해 벽두에 종교 관련 논란을 일으킨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새해는 묵은 마음을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열어야 새해가 된다고 하며 선한 마음과 바른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주어진 소임을 다하자고 당부하는 취지의 말씀을 한 것인데 본의와 달리 결과적으로 특정 종교에 대해 편향적인 모습으로 비치게 된 점 유감으로 생각하고,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김 처장은 "언론인 여러분, 앞으로도 공수처에 대해 변함없는 응원과 질책 부탁드리고, 새해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란다"고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