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내가 그 사람한테 얼마나 트라이를 했겠나, 씨알도 안 먹힌다" 2021년 말해김만배 측 "그 사람'은 이재명인가… 씨알도 안 먹힌다더니 어떻게 정치자금 건넸나"남욱 "밑에 사람이 다 했다는 것… 추측이니까 걱정돼서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 ▲ 남욱 변호사가 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남욱 변호사가 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화동인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미국에서 귀국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해 '씨알도 안 먹힌다'고 표현하면서 로비 의혹을 부인했던 것은 '아랫사람이 알아서 다 했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재판에서 김만배 씨 변호인 측은 증인으로 출석한 남 변호사를 대상으로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남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할 무렵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와 인터뷰한 보도 내용을 재생했다.

    법정에서 재생된 당시 인터뷰에서 남 변호사는 "내가 12년 동안 그 사람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봤겠어요, 트라이를?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의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언급한 '그 사람'이 이 대표인지 물었고, 그는 "맞다"고 답했다.

    이어 김씨의 변호인이 "증인의 주장대로라면 (이 대표가) 씨알이 많이 먹혔다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밑에 사람이 다 한 거다. 추측이니까 걱정돼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씨알도 안 먹힌다'는 남 변호사의 당시 인터뷰 발언이, 그가 검찰에서 진술한 '이 대표에게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사실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남 변호사가 이를 부인한 것이다.

    김만배 측 "남욱 진술, 추측 가미돼… 신빙성 부족"

    김씨의 변호인은 이날도 지난 2일에 이어 남 변호사가 불명확한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검찰에서 김씨가 강한구·권락용(당시 성남시의원)·최윤길을 설득하게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꾸게 했으며,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고 했다"며 "이 진술만 들어보면 김씨가 모든 일을 다 한 것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이들이 당적을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제명을 당하는 등 특정 이유가 있어 인과관계는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남 변호사는 "김씨가 혼자 다 했다는 취지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당적을 바꿨고 일련의 과정에서 김씨가 도와준 것은 맞다"며 "한 번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두세 달에 걸쳐 굉장히 긴 과정에 걸쳐 이뤄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씨 측은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게 건넬 2억원을 마련한 상황도 재차 문제 삼았다. 남 변호사는 앞서 김씨가 당시 자리에 동행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자금을 건넨 정영학 회계사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김씨 측 변호인은 "구체적으로 만난 장소가 어디인지, 누가 먼저 도착했는지 제대로 진술 못했는데 그 자리에 김씨가 있었다는 것이 맞느냐"며 "다른 만남과 기억이 섞인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