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추천위가 KBS·MBC·EBS 사장 추천 '민노총 방송법'… 민주당 날치기 통과이사회 9~11명→ 21명으로 확대… 사장은 '추천위'가 추천해, 이사회가 선출 국민의힘 "공영방송을 좌파연합 꼭두각시로 부리려는 것" 거세게 비판과방위원 20명 중 12명이 야권… 본회의 부의되면 단독 통과 가능성 커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일명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국민의힘이 맹폭을 가했다. 

    기자 출신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국회법을 어겼다. 민주당 과방위원,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장악할 수 있게 설계된 방송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지난 2년간 민주당이 지겹도록 반복하는 의회주의 파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위원들은 회의장을 떠났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공영방송3사(KBS·MBC·EBS)의 이사회를 기존 9~11명에서 21명까지 확대 ▲공영방송 사장은 성별, 연령, 지역 등을 고려해 꾸린 100명의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가 추천 ▲사장 선임은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선출 등이다.

    이사회는 국회에서 5명을 뽑는 것을 비롯해 ▲미디어 관련 학회 6명 ▲시청자위원회 4명 ▲방송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 등 직능단체별 2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된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상황이다. 그러나 회부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법사위 심사가 끝나지 않을 경우 소관 상임위인 과방위로 다시 넘어온다.

    개정안이 다시 과방위로 넘어오면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청할 수 있는데, 현재 과방위는 20명 중 민주당 출신의 박완주 무소속 의원을 포함해 야권 의원이 12명으로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 박성중 간사, 권성동, 김영식, 윤두현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 종결을 선언하자 정 위원장에게 항의한 뒤 퇴장하고 있다.ⓒ연합뉴스
    ▲ 박성중 간사, 권성동, 김영식, 윤두현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 종결을 선언하자 정 위원장에게 항의한 뒤 퇴장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행태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방송법 개정 추진은 공영방송을 영원히 대선 불복 좌파연합의 꼭두각시로 부리려는 음모"라며 "공영방송 이사 수를 현재의 2배 가까운 21명으로 늘려 놓고 그중 16명을 언론노조와 친(親)민주당 세력의 추천권을 부여하는 좌파연합 공영방송이 영구화된다"고 꼬집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이 지난 1일 최대 90일까지 법안을 심사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원회에서 2시간50분 만에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도 지적했다. 

    안건조정위원회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4명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그러나 무소속 자격으로 참석한 박완주 의원이 민주당 출신이어서 사실상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검수완박법 통과 때처럼 무소속 박완주 의원을 동원해 또다시 꼼수로 날치기를 감행했다"며 "민주당은 날치기 입법꼼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MBC를 언급하며 맹폭을 가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장악한 MBC의 안하무인 보도 행태를 국민들은 지난 몇 달간 똑똑히 목격했다"며 "대통령 발언을 조작해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백악관과 미국 국무부에 왜곡된 이메일을 보내 한미동맹을 이간질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MBC는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MBC의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슬리퍼를 끌고 나와서 팔짱을 끼고 서 있다가 집무실로 향하는 대통령의 등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언론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마저 포기했다"고 MBC를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지금의 MBC 경영구조는 민영방송이던 MBC를 전두환정권 때 언론 통폐합한 결과"라고 전제한 정 위원장은 "방송을 민간에 둬서는 안 되고 공영으로 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 또한 전두환정권의 그때 주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노영방송 단맛에 중독된 언론노조는 MBC가 정상화될 조짐을 보이자 아예 영원히 주인이 되겠다고 한다"며 "MBC는 전두환정권의 방송철학을 신봉하고 계승하고 있는 것 아닌가. 좌파연합 방송법 개정은 참으로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