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매체 '더 선'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비판 만평과 구도·인물배치 흡사문체부 "정치적 주제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 선정, 만화축제 취지 어긋나"…행사주최 측에 엄중 경고
  • ▲ ⓒ영국 매체 '더 선(The Sun)' 캡쳐
    ▲ ⓒ영국 매체 '더 선(The Sun)' 캡쳐
    국내 한 만화 공모전에서 한 고등학생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한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그림으로 수상했다. 그런데 이 작품이 해외 정치 풍자 만화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네티즌들 "윤석열차 그림, 과거 英매체의 논평 일러스트 같아"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윤석열차'를 두고 과거 영국 정치 상황을 풍자한 일러스트를 표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네티즌이 공유한 영국 매체의 만평은 지난 2019년 6월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의 한 논평 기사에 첨부된 것이다.

    만평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얼굴을 한 기관차가 달려가고 있고, 뒤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이 기차에 석탄을 넣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만평은 보수당 소속으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에 앞장섰던 존슨 전 총리가 브렉시트 강행을 위해 조기 총선을 추진하는 모습을 풍자한 그림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이 만평이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차'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 ▲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윤석열차', 英매체 만평과 거의 비슷한 구도·인물 배치

    '윤석열차' 그림은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기차가 연기를 내뿜으면서 달리고 있다. 기차 조종석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객실에는 칼을 든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타고 있다. 기차 앞에는 놀란 시민들이 달아나고 있다.

    해당 그림은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됐다. 또, 지난 7∼8월 두 달간 진행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는 금상(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이런 점을 지적하며 "그냥 봐도 표절이다" "어쩐지 어디서 본 것 같았다" "이 그림이 표절이면 수상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4일 만화제 주최 측인 만화영상진흥원을 향해 엄중 경고를 내리는 등 선정 과정 조사에 나섰다.

    문체부, 만화영상진흥원에 "정치적 주제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 선정" 경고

    문체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며 '윤석열차'에 금상을 수여한 진흥원을 비판했다.

    문체부는 그러면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행사 취지에 어긋난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하며 신속히 관련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체부는 "우리 부는 이 행사의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함을 함께 고지했다"며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을 경우 행사에 문체부 후원 명칭을 사용하고 대상에 문체부 장관상을 수여하는 것을 취소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