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미사일 너무 자주 쏘니 주민들 관심 떨어져…발사비용 알려주자 놀라며 분노”“대부분 당국 비위 거스르지 않으려 쉬쉬”…北, 올 들어 미사일 발사에 쓴 돈 9603억원 이상
  • 그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비용을 모르고 있던 주민들이 그 실상을 알자 놀라며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딘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비용을 모르고 있던 주민들이 그 실상을 알자 놀라며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딘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25일과 28일, 2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북한 관영매체는 평소와 달리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들인 비용이 얼마인지 전해들은 주민들이 다들 놀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북한 주민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 “대다수 주민들, 미사일 너무 많이 쏘니 이젠 무관심”

    함경북도 주민소식통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아직까지는 미사일 발사 소식을 조직적으로 전달하지 않았고 미사일 발사를 너무 자주 하다 보니 주민들도 거기에 대해 관심을 내려놓은 지 오래”라며 “지금 우리에게는 먹고 살기 위한 투쟁이 너무도 절박하다는 것이 대부분 주민들의 입장”이라고 방송에 전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 26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부분의 주민들은 민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이런 미사일 발사를 왜 계속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성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반면 소수지만 일부 주민들은 잘하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면서 “이들은 지금 경제사정과 인민 생활이 어려운 것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 때문이고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국방력을 강화해야만 미국의 제재와 압박을 저지할 수 있다는 당국의 선전을 그대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평안북도 소식통 “대부분 주민들, 미사일 발사에 대한 속마음 못 밝혀”

    평안북도 주민소식통은 “주민들 대부분은 미사일 발사보다 인민 생계를 해결해주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하지만 내놓고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요즘 들어 부쩍 국가제일주의니 최고지도자에 대한 복종과 충성이 애국의 길이라며 인민들을 들볶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말이나 행동을 잘못하다 걸리기라도 하면 다른 때보다 더 엄중한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사일 개발과 시험발사를 지지하는 일부 주민들도 실상을 따져보면 거짓 선전에 현혹된 게 아니라 어떻게 당국의 눈에 들어 간부 자리라도 하나 건져보려는 심산에서 당국의 선전을 되풀이 주장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최근 경제난이 심해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생계유지가 안 되는 현실에 자포자기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국방력을 강화하면 어려운 경제 환경이 좋아질 수 있다는 중앙의 선전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당국이 갈 길은 정해져 있으니 괜히 비위를 거슬러 더 큰 화를 자초하지 않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소식통 “미사일 만드는데 드는 비용 알려주자 주민들 놀라면서 분노”

    함경북도 소식통은 다른 이야기도 방송에 전했다. 그는 “당국의 미사일 발사를 성토하는 주민들에게 내가 미사일 한 발을 만드는데 드는 대략적인 비용에 대해 이야기하자 다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 미사일을 만들지 말고 그 비용을 차라리 인민생활에 돌리면 우리가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면서 울분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해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은 최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밝힌 북한의 미사일 제작비용 및 발사비용 등을 보도한 바 있다.

    지난 20일 한국국방연구원이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탄도미사일 한 발 당 제작비는 최소 300만 달러(약 42억 9500만원·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서 최고 3000만 달러(약 429억 5000만원·대륙간탄도미사일)에 달한다.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1000만~1500만 달러(약 143억 3300만~214억 9900만원) 가량의 돈이 든다.

    또한 북한이 올 들어 9월 20일까지 발사한 미사일이 ICBM 6발, IRBM 1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29발 등 총 36발인데 국방연구원 자료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6억 7000만 달러(약 9603억 원)를 쓴 셈이라는 게 국방부의 추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