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괴한 1.3m 쇠몽둥이 박 대표 머리 향해 휘둘러… 범인 현장서 경찰에 체포북한인권단체총연합회, 박상학 대표 피습 규탄 “北살인테러 강력규탄!”인권단체 대표들 “박 대표 피습 김여정 지령 따른 것… 언론들사건 보도 안 해”
  •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정상윤 기자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정상윤 기자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가 지난 15일 광복절 우파 집회 때 괴한에게 철근으로 얻어맞아 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북한인권단체들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을 김정은과 김여정의 사주로 일어난 테러로 규정했다.

    박상학 “국민대회 때 연단 오르다 피습 당해… 한총련 관련 있다 들어”

    박 대표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8·15 일천만 국민대회’ 때 발생했다.

    이날 집회에 연사로 초청 받은 박 대표가 오후 3시쯤 무대 뒤에서 연단으로 올라가는 상황에서 한 중년 남성이 “죽어라!”라고 외치며 박 대표의 머리를 향해 두꺼운 철근을 휘둘렀다. 이에 박 대표는 무심결에 팔을 올려 막았으나 골절상을 입었다. 

    이 남성은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에 체포됐다. 박 대표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경찰병원으로 후송돼 입원했다.

    철근을 휘두른 남성은 50대 중반의 이모 씨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1.3m 길이의 철근을 낚시가방에 숨겨 집회 현장에 들어왔다. 철근에는 붉은색 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박 대표는 “팔을 들어 막지 않았다면 저는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인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고 밝힌 박 대표는 “전해 듣기로는 한총련과 관련이 있다고 들었다”며 이번 사건이 ‘북한의 지령’에 의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 대표는 “경찰은 이씨를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이 사건을 수사하기를 원하는데,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 종로경찰서에서 사건을 움켜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정상윤 기자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정상윤 기자
    “김여정이 나를 비난한 뒤 일어난 일… 북한의 테러다”

    19일 기자회견에 나선 박 대표는 이번 사건을 북한의 테러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이유는 뻔하다”면서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때 김여정이 저를 ‘짐승만도 못한 인간쓰레기’라며 ‘자유북한운동연합을 박멸하라’고 했는데 그 지령에 따른 테러”라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이 사건이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점에 분노했다. “문재인정부도 아니고 대선후보 시절 ‘김정은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경찰은 사건을 축소시키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언론 또한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이런 사건은 경찰청 안보수사국에서 수사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박 대표는 “적의 지령을 받고 한 테러인데 이 정도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리해야 할 일 아니냐. 지금 당국은 뭐 하는 거냐. 김정은의 협박이 무섭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이번에는 제가 당했지만 다음에는 다른 북한인권단체 대표가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인권단체 대표들 “박상학 대표 테러의 배후, 김여정일 것” 한목소리

    이날 기자회견에는 허광일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대표, 박선영 (사)물망초 대표,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인 김석우 전 통일부차관, 강철환 북한인권센터 대표,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도 동석했다.
  • ▲ 기자회견 중인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정상윤 기자
    ▲ 기자회견 중인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정상윤 기자
    박선영 대표는 언론이 박 대표가 피습 당한 사건을 보도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탈북자에 대한 테러는 문제도 안 되느냐”고 분개한 박선영 대표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나 탈북 어민 강제북송사건처럼 피해자가 죽어야만 뉴스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석우 이사장은 “김정은과 김여정에게는 눈엣가시인 박상학 대표를 테러한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회복시키려는 애국인사들의 용기를 꺾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본다”며 “박상학 대표의 투쟁 의지에 경의를 표하며 지원을 약속한다. 하루빨리 회복해 지금까지 보여줬던 투쟁 역량을 다시 발휘해 달라”고 격려했다.

    강철환 대표는 “이번 테러는 김여정이 몇 달 동안 준비해서 일으킨 살인 테러”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서 코로나가 확산된 계기가 신의주-단둥 간 밀수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국가비상방역위원회가 신의주-단둥을 통해 코로나가 들어왔다고 김정은에게 보고했지만 나중에 보위성이 “박상학의 대북전단으로 코로나가 유입됐다”고 하자 이를 내세워 주민들의 분노를 달래려 했다는 것이 강 대표의 전언이다.

    최정훈 사령관은 “문재인정부가 임기 동안 탈북자에 대한 적대감을 계속 심어 주니 이제는 백주대낮에 테러가 일어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박상학 대표의 대북전단이 마치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깨뜨리는 것처럼 얼마나 많은 비난이 있었느냐”고 반문한 최 사령관은 “이번 테러의 뒤에 어떤 세력이 있는지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중히 처벌할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