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최재형 혁신위원장 만나 "혁신위 활동 지원" 약속최재형 "이준석 안 만나" 거리… "안철수에게도 잘 설명했다"혁신위,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보완·확대 논의공천 룰 수정 요구할 경우엔… 의원들 집단반발 가능성
  • ▲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종현 기자
    ▲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종현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존폐를 두고 논란에 휩싸인 혁신위원회의 활동 지원을 약속했다.

    당내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띄운 혁신위 무용론이 나오자 최재형 혁신위원장을 만나 혁신안에 관한 의견 등을 공유하며 힘을 실은 것이다. 다만 혁신위가 공천 룰 등을 손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현역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주 비대위원장도 이런 우려를 전달했고, 최 혁신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 연관성에 선을 그으며 활동의 정당성 확보에 나섰다.

    與 지도부, 존폐 논란 혁신위 갈등 일단 봉합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 혁신위원장을 만나 혁신위 활동 경과를 보고받고 향후 활동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혁신위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회동 직후 "당은 늘 필요한 부분을 혁신하고 개혁해야 한다"며 "비대위가 아닌 정상 지도부가 있더라도 지도부 자체에서 혁신문제를 직접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혁신위에서 정리되고 걸러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혁신위는 지난 6·1지방선거 직후 이 전 대표가 정당개혁 강화 등을 내걸고 발족시킨 당내 기구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고, 지도체제마저 비대위로 전환되며 당 대표직을 잃자 실효성이 없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최근 "비대위와 혁신위가 같이 존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혁신위 해체를 주장했다.

    그러나 주 비대위원장이 혁신위 활동에 힘을 실으며 논란은 일단 봉합되는 수순이다. 주 비대위원장은 오는 22일 혁신위 전체회의에도 참석해 '1호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인 혁신위원들을 격려하기로 했다.

    최 혁신위원장도 전날 안 의원과 만나 혁신위 관련 오해를 풀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혁신위원장은 "안 의원이 어제 오후 저희 방에 찾아오셔서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며 "비대위가 혁신위의 안을 일부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당내 갈등으로 비칠까 우려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최 혁신위원장은 이어 "혁신안이 비대위에서 수용되지 않아도 갈등으로 비칠 우려가 없고 충분히 소통하며 그런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드렸다"며 "안 의원도 충분히 이해해 더는 혁신위 해체 논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천 룰 두고 혁신위와 갈등 또 터질 수도
     
    혁신위 존폐문제가 일단락됐다고 하지만, 혁신위가 공천 시스템 개혁을 내세우며 룰 수정에 나설 경우 현역의원들의 집단반발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총선 등 굵직한 선거마다 당 자체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루는 사안을 이 전 대표가 띄운 기구에서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혁신위는 올해 12월까지 활동을 목표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를 보완·확대하는 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하며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비쳤다. 주 비대위원장은 "혁신위 안건 중 비교적 쉽게 합의할 수 있는 것이 있을 테고 논쟁적 안건도 있을 것"이라며 "논쟁적인 것은 다듬어 2단계 정도로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논쟁적 안건'이 공천에 관한 것이냐는 물음에 주 비대위원장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제도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기에 혁신 과제 중 논쟁적일 수 있는 것을 미리 꺼내면 혁신위 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제 조언이 있었다"고 답했다.

    최 혁신위원장은 일각에서 혁신위 관련 지적이 '이준석 지우기' 아니냐는 것과 관련 "이준석 전 대표, 지울 것도 없다"며 "이 전 대표가 혁신위 안을 꺼낸 것은 맞지만 최고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출발에 동의해 줘 혁신위가 '이준석 전 대표 혁신위'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말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이 전 대표와 만남 여부와 관련해서는 "언젠가 만날 생각은 있지만 아직 만나지 않았다"며 "여러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책을 쓸 정도로 많은 생각을 가진 것 같아 저희가 그런 의견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