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민주당 순회경선… 이재명 누적 득표율 73.28%강훈식 사퇴, 박용진·이재명 '1 대 1'… 朴, 호남서 반격 준비野 호남 의원들 "호남 민심도 '어대명'… 선거 관심 없어"
  •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의원이 지난 14일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대전·세종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의원이 지난 14일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대전·세종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강훈식 후보가 중도하차하면서 박용진·이재명 후보 2파전 양상으로 재편됐다.  

    이 후보가 지역순회경선에서 70%를 넘는 권리당원의 지지를 받는 상황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이재명의 민주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훈식 사퇴… 이재명 vs 박용진 '2파전'

    강 후보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춘다"며 대표후보직을 내려놨다. 지난달 27일 당 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지 18일 만이다.

    다만 강 후보는 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 "반명(반이재명) 단일화만으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강 후보의 당권 도전 중단으로 박용진·이재명 후보의 1 대 1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지역순회경선이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이 후보의 독주는 계속되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네 차례 진행된 권리당원투표에서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73.28%(8만7800표)다. 박 후보는 19.9%(2만3840표), 강 후보는 6.83%(8181표)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남은 지역순회경선과 대의원투표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이변'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호남지역 권리당원은 약 42만 명에 달하는데 민주당 권리당원의 35% 수준이다.

    박 후보는 1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73%가 넘는 (권리당원) 87만 명의 투표가 아직 기다리고 있고, 전체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한 1만6000명 정도 전국 대의원투표는 맨 마지막 날 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호남과 수도권에서) 일방적인 구도에 대한 어떤 균형감각을 찾으려고 하는 당원들의 의지가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남서도 '어대명' 기류 확산

    호남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저 투표율을 보였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 "정치적 탄핵"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대선 패배에 따른 호남 유권자의 실망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남민심 또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에 편승하는 분위기다. 호남지역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미 선거는 끝났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호남권 민주당 A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호남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며 "이재명 지지자들은 적극 투표하니까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호남권 민주당 B의원은 "호남민심도 어대명이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선거에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최고위원선거에서라도 호남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이 한 명 정도 나와야 한다는 인식들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B의원은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송갑석 후보가 어느 정도 선전할 것인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최고위원선거에서도 약진하는 가운데, 호남 유권자들이 광주가 지역구인 송갑석 후보를 밀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고위원선거 후보별 누적 득표율은 정청래 28.22%(6만6732표), 고민정 22.11%(5만2985표), 장경태 11.48%(2만7505표), 서영교 11.06%(2만6516표), 박찬대 10.68%(2만5591표) 순으로 당선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어 윤영찬 7.73%(1만8518표), 고영인 4.57%(1만950표), 송갑석 4.15%(9945표) 후보가 뒤를 이었다.

    與 "민주당, 확대명으로 독선의 감옥에 갇혀"

    어대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짙어지는 상황에서도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향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향후 이 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는 우려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이 후보가 국민적 의혹을 받는 사법 리스크를 포함해 자신의 약점을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라며 "의원 욕하는 플랫폼이나 당헌 개정 관련 발언 등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섣부르게 접근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확대명이 민주당으로 하여금 여전히 오만과 독선의 감옥에 갇혀 있는 갈라파고스 정당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할 것임이 자명해지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의 주요 현안을 당원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을 거론한 뒤 "이런 '개딸(개혁의딸)'식 팬덤정치를 지속한다면 민주당은 언제든 또다시 폐족의 길로 들어설 것이 자명하다"고 짚었다.

    한편, 민주당 호남권 순회경선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전북과 전남·광주지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다. 전북은 20일, 전남·광주는 21일 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