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고무장갑 끼면서 권성동 향해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임이자, 김성원 팔 치면서 방송 카메라 가리켜… 권성동 얼굴 굳어순식간에 온라인 퍼져… 김성원 "경솔했다, 깊이 반성" 곧바로 사과다른 의원들 땀 흘려 봉사하는데… 안철수는 '나홀로 소감 발표' 빈축
  •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및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및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국민의힘이 11일 서울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서며 모처럼 집권당이 민생 살피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일부 의원의 개별행동과 부적절한 발언으로 진정성의 빛이 바랬다.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동료 의원들이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와중 카메라 앞에 서서 '나 홀로' 소감을 발표했으며, 김성원 의원은 "사진 잘 나오게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김성원 "비가 왔으면" 수해복구 현장서 망언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소속 의원·보좌진·당직자 등 350여 명은 이날 서울 동작구 사당2동주민센터 일대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벌였다. 당 지도체제가 비대위로 전환된 후 첫 공개일정이다.

    의원들은 고무장갑을 끼고 악취가 나는 현장에 투입됐으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옷가지가 땀으로 젖을 정도로 민생현장 챙기기에 주력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봉사활동 시작 의원들에게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이해하면서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하거나 사진 촬영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당 내홍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상태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마저 안 좋게 보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하라며 주의를 준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의원의 돌출행동으로 열심히 봉사에 임한 많은 의원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김성원 의원은 주 비대위원장의 입단속 직후 고무장갑을 착용하면서 권 원내대표에게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실언했다.

    김 의원의 말을 들은 임이자 의원은 김 의원의 팔을 툭 치며 촬영 중인 방송사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켰고, 권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이 장면은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퍼졌고,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곧바로 사과했다.

    "엄중한 시기에 경솔해" 논란 커지자 사과

    김 의원은 성명을 통해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며 "남은 시간을 진심을 다해 수해복구 활동에 임할 것이며, 수해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지도부의 대응은 국민적 비판을 가라앉히기는커녕 불을 붙였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현장에서 김 의원 발언을 두고 "내가 각별히 조심하라고, 지금 참담한 정서에 안 어울리는 말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김성원 의원이 조금 장난기가 있다"고 두둔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어 "늘 보면 장난기가 좀 있다. 그런데 큰 줄기를 봐 달라"며 "여러분들이 노는데 우리가 다 찍어 보면 나올 것이 없는 것 같냐"고 덧붙여 논란을 더했다.

    安, 동료들은 봉사활동 하는데 혼자 카메라 앞에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수해복구 봉사활동 도중 혼자 언론에 소감을 발표해 빈축을 샀다. 

    송경택 서울시의원 등 안 의원 측 인사는 국민의힘 당직자 등을 통해 안 의원이 이동할 때마다 기자들을 향해 "여기로 와 달라"고 요청했다. 안 의원이 봉사활동을 하는 장면을 취재해 달라는 것이었다.

    안 의원 측은 기자들이 움직이지 않자 요청하지 않은 이른바 '백브리핑'을 위해 안 의원을 기자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왔고, 당 소속 의원들이 땀 흘려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배경으로 나 홀로 소감을 발표하는 그림이 나왔다.

    안 의원은 소감 발표에서 "침수 피해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국회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 일을 위해 예산 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철수의원실 관계자는 "인터뷰 하겠다고 연락 온 곳도 다 거절하고 봉사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현장과 소통 부재를 문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