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단일화, 간곡하고 간절해" vs 강훈식 "비전 없어"박용진 "강훈식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 이룰 용의 있어"강훈식 "명분·파괴력·감동 어떤 게 있나"… 단일화 거부
  • ▲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선거에 출마한 박용진 후보가 강훈식 후보를 향해 재차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번 주말이면 4주간의 전당대회 순회 경선이 반환점을 도는 만큼 강 후보에게 단일화를 재촉하는 모양새다.

    박용진 "이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박 후보는 11일 "어떤 것이든 강훈식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이룰 용의가 있다"며 강 후보를 향해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며 "남아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단일화라는 생각으로 간곡하게, 간절하게 말씀드린다"고 읍소했다. 

    "저는 단일화를 계속 기다리는 입장이고 강훈식 후보가 어떤 결심을 하고 제안할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힌 박 후보는 "박용진이 여태껏 해왔던 '성과 내는 정치'가 강훈식이 말한 '쓸모 있는 정치'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이번 주말 중에 이야기 나누는 기회를 마련해 보겠다"면서도 강 의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듯 "데드라인(Deadline)을 정하면 (강 의원이) 불필요한 압박으로 느낄 수 있어 말씀드리지 않으려 한다"며 "압박이라기보다 간절한 호소로 받아들여 달라"고 당부했다.

    "단일화, 활주로에 방지턱 놓는 느낌"

    그러나 강 후보는 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지금은 각자의 비전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강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강훈식이라는 사람이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하는데, (단일화 제안은) 그 활주로에 자꾸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고 에둘러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냉정하게 말해 지금까지 경선에서 저와 박 후보가 얻은 표는 전체 권리당원 숫자의 1%가 안 된다. 둘이 합친 표가 1만 표 정도 되는데 전체 권리당원 숫자는 110만 명 정도"라고 시인한 강 후보는 "지금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가 명분·파괴력·감동 어떤 게 있을까. 어떤 기제도 없이 20%, 5% 후보 합쳐서 어떤 파급력이 있을지 묻고 싶다"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강 후보는 "단일화 방지턱 때문에 비전을 이야기할 젊은 후보들이 여의도식 구조 정하기에 집중하면 (안 된다)"며 "오히려 지금은 파이, 비전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논란 지적하며 연일 李 맹공

    박 후보는 간담회에서 당 대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여전히 대립각을 세웠다. 박 후보는 이 후보가 지난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는 '이재명 책임론'과 '셀프 공천' 논란을 직격했다. 

    박 후보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는 것이 개인에 대한 비방이겠느냐"며 "결과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 낙선한 후보자들에 대해서 사과할 생각이 없는지 (이 후보에게)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이어 "그러나 흔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듣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며 "간단히 끝날 줄 알고 (질문)한 것인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박 후보는 '당직자 기소 시 직무정지' 내용을 담은 당헌 80조 개정 논란을 두고도 "(이 후보에게) 당헌 개정에 대한 입장을 물었는데 '나는 1원 한푼 받은 적 없다'고 말해 잘 납득하지 않았고 '왜 저런 말씀을 하시지'라고 의아했다"고 비꼬았다.

    "특정인을 위한 당헌 개정이라면 정말 심각한 '사당화' 논란이라고 이미 규정한 바 있고,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고 언급한 박 후보는 "정치·도덕적으로 떳떳한 민주당을 위해 이 조항이 삭제·변경되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울산·경남·부산 순회경선 및 개표를 진행한다. 14일에는 세종·대전·충청권 순회경선을 열어 지역 투표 결과와 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