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핵심 배후로 지목된 '유령회사'2020년 2월부터 쌍방울 CB 주식 전환… 순차적 매각검찰 내부서도 '보안 유지 실패' 비판 목소리 잇따라
  • ▲ 쌍방울그룹 사옥전경.ⓒ쌍방울
    ▲ 쌍방울그룹 사옥전경.ⓒ쌍방울
    쌍방울그룹으로 유출된 검찰의 수사 기밀 가운데 김성태 전 회장 소유의 페이퍼컴퍼니 계좌 영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페이퍼컴퍼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핵심 배후로 지목된 곳이다. 

    지난 9일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측으로 유출된 검찰 수사기밀 자료에는 김 전 회장의 개인회사를 대상으로 한 계좌 압수수색 영장이 포함됐다. 

    이 회사는 '착한이인베스트'라는 곳으로, 특별한 영업활동이나 매출 없이 차입금으로 운영되는 페이퍼컴퍼니다. 이곳은 쌍방울이 연루된 이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핵심 자금 배후로 거론된다. 

    '착한이인베스트'는 설립 2개월 만인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전량 사들였다. 당시 '착한이인베스트' 최대주주와 쌍방울 회장은 모두 김 전 회장으로 동일했다. 

    이후 '착한이인베스트'는 2020년 2월부터 100억원어치 쌍방울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 다음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이 같은 수상한 내부거래로 10억원 이상의 차액을 남겼다. 여기에 해당 시기 '착한이인베스트'는 대표이사 A씨에게 단기 대여금으로 70억원에 육박하는 돈까지 지급했다.

    계좌 압색영장, 극도의 보안 요구… 수사팀 관리 소홀 지적 비판

    계좌 압수수색 영장은 피의자 측이 혐의를 알아챌 우려가 있어 수사팀 외에는 극비에 부쳐진다. 그중에서도 사건의 중심에 선 특정 법인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계좌 영장은 극도의 보안이 요구된다. 이로 인해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팀의 보안 유지 실패와 관리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쌍방울 측에 수사기밀을 유출한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 소속 수사관 이모 씨는 지난 5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됐다. 이씨로부터 수사기밀을 건네받은 쌍방울 임원 지모 씨를 대상으로도 법원은 같은 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수사기밀 유출 정황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형사6부와 별개로, 쌍방울을 둘러싼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에서 수사 중이다. 

    공공수사부는 지난달 이 의원을 변호했던 이태형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다 형사6부에서 생성된 수사기밀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 자료가 같은 법무법인 소속 이모 변호사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유출 경로를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