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이란 군사협력 강화 조짐에 불안해지는 중동과 아시아 정세이란 드론, 중국 베끼기 수준 아니야…그러나 미국 따라가기엔 역부족러시아, 드론 부족 사태에 이란에 공급 요청…수락여부에 관심이 모여
  • ▲ 이란 드론ⓒ트위터 캡처
    ▲ 이란 드론ⓒ트위터 캡처
    이란이 개발한 드론(무인기) 무기가 최근 중동 지역을 흔드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초기엔 중국산 드론을 베껴 만든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임무별로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 정도로 발전했다. 게다가 드론을 매개로 러시아와 이란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어, 중동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정세도 불안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을 순방 중이던 지난 15일 드론 훈련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이란 해군이 '호마', '아라쉬', '참로쉬' ,'압바빌-4' 바바르-5' 등 여러 종류의 드론을 이용해 정찰, 수송, 자폭 공격 등의 임무 수행을 했다. 

    이란 해군은 또한 잠수함에서 드론을 출격시킬 수 있는 나라는 이란 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이란이 10년 전부터 드론을 핵심 비대칭 전력(상대방이 대응하기 힘든 무기)으로 키워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란의 드론 기술은 아직 미국 수준에는 못 미친다. 미국의 글로벌호크는 항속거리 2만3000km, 체공시간 32시간인 반면 카만22 등 이란의 일부 모델의 작전 반경은 3000km이다.

    또 이란 드론개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을 야기시킨다는 것. 

    이란과 같은 시아파인 예멘 후티반군, 이라크 내 친 이란 민병대, 시리아 정부군, 레바논 헤즈볼라 등 무장단체 손에 이란 드론이 들어가면, 이들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UAE, 요르단 등 주변 국가를 지속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상대로 지난 3년간 벌인 드론 테러는 확인된 것만 30여 건 이상이다.

    이에 이스라엘과 수니파 아랍국가들이 이란과 친이란 무장조직에 대항할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반(反)이란 동맹 등장에 미국도 적극지원에 나서며 범(汎) 중동 방공망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범 중동 방공망이란 이스라엘, UAE, 사우디아라비아를 참여시켜 이란과 친이란 무장조직에 대한 대공 포위망을 만드는 계획이다. 이 공동 방공망 시스템에는 드론을 정확히 구분해내는 밀리미터파 X밴드 레이더와 이스라엘 최신 레이저 방공무기 아이언 빔 등 안티드론기술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 ▲ 군사협력하는 이란과 러시아ⓒ트위터 캡처
    ▲ 군사협력하는 이란과 러시아ⓒ트위터 캡처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최근 이란 드론에 관심을 보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드론을 공급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대표단은 최근 테헤란 남쪽에 위치한 카샨 비행장에서 이란 드론의 시연을 참관했다.

    군사강국 2위 러시아가 이란에게 드론을 공급요청하게 된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드론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해서다. 또한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 하이마스 등의 포병화력이 최근 러시아 후방 무기고와 지휘부를 맹공해 초토화시켰다. 하이마스 등 서방제 무기로 재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의 치고 빠지기(shoot and scoot)전략에 러시아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러시아군은 드론을 띄어 우크라이나 기동포병의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나 러시아는 서방제재로 인한 부품난을 겪으면서 드론 생산력이 난관에 봉착했다. 이처럼 드론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 러시아에게 드론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이란 뿐이다. 때문에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협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는 이란과의 군사협력을 계기로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3자 회담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중동에서 자신이 실력자 노릇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도 "푸틴 대통령은 이번 중동 방문을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며 "그가 이란과의 군사 협력 확대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에 보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에 가까운 종교전체주의 이란과 석유깡패 러시아가 손 잡는 것은 중동 뿐만 아니라 아시아 안보를 불안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