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돼도 리더십 쓸 수 있겠나"… 강병원, 이재명 직격 "대선·지선에 책임 있는 분은 뒤로 물러나서 성찰하라""또 패배하면 어쩌나… 이런 공포심 있는 것 아니겠나"
  •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자료제출 미비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자료제출 미비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전당대회에서 당대표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민주당 의원에게 불출마를 촉구했다.

    강 의원은 "지도자가, 당대표가 되겠다는 분들이 많은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거부하는데, 당대표가 된다고 한들 리더십을 쓸 수 있겠느냐"고 맹공을 펼쳤다.

    강 의원은 1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난 대선과 지선에 책임 있는 분들은 뒤로 물러나서 성찰하고, 강병원과 같은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들이 등장해서 당의 간판을 바꿀 때, 당의 메신저로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해서 혁신과 쇄신, 통합을 얘기할 때 국민의 신뢰 회복이 시작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강 의원이 말한 '지난 대선과 지선에 책임 있는 분'은 이 의원을 가리킨다. 민주당이 지난 3월 대선에 이어 6월 지방선거까지 연이어 패배하자 이 의원에게 대선·지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는 '이재명 책임론'이 제기됐다.

    강 의원은 "재선의원 48명 중 35명이 이렇게 (대선·지선 패배 및 문재인정부 5년에) 책임 있는 분들은 (전당대회에) 불출마하시고 젊은 세대에 혁신과 통합의 기회를 열어 주자고 했다"며 "'더미래(더좋은미래)'라고 하는 큰 의원모임에서도 이런 얘기가 나왔고, 초선의원들도 이런 뜻을 모으고, 의원 워크숍에서 다수의 의원이 이런 의견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시는 분들은 많은 의원들의 얘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한 강 의원은 "우리 당원들도, 지지자들도 '또 총선에서 패배하면 어쩌나' 이런 공포심이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 의원을 겨냥했다.

    강 의원은 "친문(친문재인계)의 홍영표·전해철 의원께서도 책임감을 갖고 물러나 주신 것이고,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상징인 이인영 의원도 물러나 주시면서 97(90년대 학번·70년대생)세대에게 문을 열어 준 것 아니냐"며 "이 의원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하지 않냐. 매일 나가서 전력투구할 수 없다. 또 나가서 지게 할 수 없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며칠 쉰 후에 나왔을 때 승리투수가 되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또 민주당이 주도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과 관련 "우리가 옳다는 독선에 빠졌던 것 아니었나"라고 회상했다.

    "경찰의 비대해진 권한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추진했던 면이 없지 않다"며 "그 이후 우리 당의 지지율이 10%p 이상 빠지는 것을 목격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첨예하게 여야가 갈리고 국민의 생각이 갈라지는 정책 사항들을 추진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가 새롭게 고민을 많이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7세대' 중 첫 번째로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같은 '97세대'인 박용진·강훈식 의원 등이 연이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97세대'와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이 의원 간 대결구도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