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화한다기에 안 갔지만…" 출국길엔 환송 안 했지만, 귀국길엔 마중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며 웃음… "나토에서 역할, 큰 의미 취지로 말해"박성민 비서실장 사임에… "대통령 의중 살폈을 것이란 해석 부인 못해"오는 7일 윤리위 결과 자신감… "성 접대 의혹 증거인멸 교사 안 해"
  •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성 상납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성남 서울공항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을 마중했다. 윤 대통령의 출국 때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귀국길에는 깜짝방문한 것이다.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따른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친윤'(親尹)계이자 당대표비서실장을 역임한 박성민 의원의 사퇴로 당 내에서 윤 대통령의 '이준석 손절설'이 제기되자 이를 일축하기 위한 행보다.

    윤심에 기대기? 이준석, 尹대통령 귀국길 깜짝등장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순방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윤 대통령 부부를 맞으러 서울공항을 찾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를 비롯해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특사로 필리핀을 방문 중이어서 불참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도 공항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부부와 악수한 후 환하게 웃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일정은 사전에 알린 일정 공지를 통해 예고되지 않은 깜짝방문이었다. 이 대표 측은 미리 대통령실을 통해 방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성 상납 의혹 등으로 오는 7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둔 이 대표가 친윤계와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윤심'을 잡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친윤계 맏형 격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설전을 벌이고,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도 맞붙었으며, 최근 친윤계와 가까워지는 안철수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윤 대통령의 출국 때는 권 원내대표와 송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공항에서 환송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같은 시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같은 당 최재형 의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환송에 불참했다.

    박성민 비서실장 사임으로 고립

    게다가 박성민 의원이 전날 비서실장직을 전격 사임함에 따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손절당한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자 친밀도를 과시해 이 같은 추측을 일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출국길 환송을 간소화한다기에 윤 대통령이 허례허식을 싫어해 가지 않았는데 확대해석이 많았다. 충돌하는 일정이 없어서 이번에 간 것"이라고 서울공항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서로 웃은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성과가 좋았다고 이야기하니 윤 대통령이 웃었다. 나토에서의 역할이 큰 의미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에 따른 확대해석도 경계했다. "박성민 의원은 비서실장으로 있는 동안 실수한 적 없이 저에게 굉장히 깍듯했다"고 밝힌 이 대표는 "저는 무한신뢰했다. 윤 대통령과 면담 여부와 우크라이나 방문 당시 대통령 친서(논란) 등 대통령실과 소통을 담당한 박 의원이 힘든 지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출국 중이라 (비서실장직 사임은) 물리적으로 원활한 소통은 아닐 것이라 연계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대통령 의중을 살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으냐. 그 해석까지 제가 부인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앞엣것 없으면 뒤엣것 없다" 윤리위 자신감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심의 결과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윤리위가 저에게 건 것은 성 접대 의혹을 인멸하기 위해 누군가를 교사했다는 의혹이다. 앞엣것(성 상납)이 없으면 뒤엣것(증거인멸)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저는 교사하지 않았다. 앞엣것도 안 했고"라는 것이다.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는 "(당원권 정지 징계 등) 뭔가 내리려면 거기에 대해 윤리위가 설명해야 하고, 타당한 얘기인지 봐야 한다"며 "어차피 수사기관에서 결론 나면 그게 최종 판단이지, 윤리위가 판단했는데 수사기관에서 그것과 상반되는 판단을 내놓으면 그게 정치적으로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윤리위에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윤리위 전에 자진해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전날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서 "그런 경우는 없다"며 '자진사퇴설'을 일축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윤계 전체가 돌아섰다는 평가는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 이 대표가 지금 그만두면 본인에 대한 혐의를 사실상 다 인정하는 꼴 아니겠나"라며 "이 대표는 오히려 정면승부를 즐기는 승부사 기질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으면 걸었지 지금 여기서 그만둘 리는 전무하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2013년 대전에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 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정무실장을 제보자에게 보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