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언론 불러 달라" 요구하자… 우상호 "언론플레이 하려고?" "언론에 알리겠다" 유족 측 항의하자… 우상호 "하세요" 배 째라식 태도우상호, 면담 도중 유족에 '언론플레이 발언' 사과… 유가족 "진정성 의심"유족 측, 민주당에 "대통령기록물 공개, 당론 채택 촉구… 안 되면 文 고발""文, 구조 조치 안 했으면 직무유기, 방치하라 했으면 직권남용"
  • ▲ 서해 피격 해수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와 김기윤 변호사가 27일 국회를 찾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서해 피격 해수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와 김기윤 변호사가 27일 국회를 찾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27일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과 비공개 면담에서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우 위원장은 이런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는 유족 측에 "하세요"라고 답하는 등 면담 태도도 구설에 올랐다. 

    우상호, 피살 공무원 유족 측에 "언론플레이 말라"

    27일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에 따르면,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면담에서 유족 측에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처음에 (우 위원장에게) 회의를 공개적으로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우 위원장이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는 피격 공무원 이씨의 친형 이래진 씨도 함께했다.

    김 변호사는 "내가 황당해서 유족이 이렇게 브리핑하는 것이 언론플레이냐고 따졌다"며 "온 국민 관심사인데 비공개로 하느냐, 그리고 유족은 1년9개월 동안 정보에 대한 비공개 때문에 상처 받았는데 회의까지 비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상처 주는 일이냐"고 말했다.

    "이 말에 대해서 언론에 얘기하겠다고 하니까 우 위원장이 '하세요'라고 그랬다"고 전한 김 변호사는 "과연 우 위원장의 태도가 유족과 협의하려는 마음인지 굉장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우 위원장은 면담 도중 해당 발언을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우 위원장의 '언론플레이' 발언과 관련 "그런 말씀을 한 것은 맞다"며 "듣는 분(유족 측)이 달리 들을 수 있다. 말한 사람이 잘못 전달했기 때문에 바로 사과했다"고 전했다. 

    "대통령기록물 비공개 시 문재인 고발"

    유족 측은 이날 우 위원장에게 세 가지 대통령기록물이 공개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구했다. 기록물은 ▲2020년 9월23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록 및 회의실에 참석한 사람들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 ▲2020년 9월22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한 행정관 명단 또는 이름이 포함된 자료 ▲당시 청와대가 국방부(산하 기관 포함)·해양경찰청 등으로부터 보고 받고 지시한 관련 서류 등이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이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7월4일까지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거나 7월13일까지 국회에서 의결되지 않을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을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발 혐의는 "구조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구조 조치를 안 했으면 직무유기, 그냥 방치하라 했으면 직권남용이다. 이렇게 해서 고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유족 측은 문 전 대통령의 처벌을 원하는 입장"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을 지정했기 때문에 유족의 입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일명 '해경왕'으로 불렸다는 전직 청와대 민적수석실 행정관 고발 방침도 밝혔다. 해경왕은 사건 당시 해경 수사국장에게 전화해 '자진월북에 방점을 두고 수사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해경왕을 특정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김 변호사는 "저희도 정확하게 이름을 단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우상호 "기록물 공개, TF가 판단해서 결정"

    민주당은 유족 측의 요구사항을 이날 발족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TF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우 위원장은 이날 유족 측과 면담 후 "저는 기본적으로 국가안보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 이상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기 위해 자료를 공개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인지는 모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된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TF에서 검토할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관련 TF는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의원이 팀장을 맡고, 윤건영(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황희(전 국방위원회 간사)·김병기(전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의원 등이 참여한다.

    우 위원장은 '언론플레이' 발언과 관련 "관련된 분들 의견 들으려고 하는 것이 목적이니까 '말씀하시죠' 하니까 '언론 안 부르냐'고 소르지르길래 '왜 소리 지르세요? 언론플레이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 위원장은 "그래서 가만히 묵묵히 들었다. 오늘 면담 목적은 유족을 뵙고 말씀 청취하는 것이 목적이라 주로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우 위원장은 앞서 윤석열정부의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자료 확보와 관련 "국정 우선과제 중 그것이 중요한 일인가?"라고 말한 바 있다.

    또 2년 전에는 "그분(피해 공무원)이 떠내려가거나 혹은 월북을 했거나 거기서 피살된 일이 어떻게 정권의 책임인가"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