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국무조정실장에 '소주성' 文정부 출신 윤종원 내정설권성동 "文정부의 망가진 경제정책 주역을 왜 중용하려 하나"대통령실 "윤 대통령, 결국 한덕수 총리 결정에 따를 기류 보여"
  • 문재인정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윤석열정부의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뉴데일리DB
    ▲ 문재인정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윤석열정부의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뉴데일리DB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내정자로 거론되면서 학계는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윤 행장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소득주도성장'정책 실행에 관여했다.

    윤종원 국조실장 내정에… 권성동 공개 반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윤 행장이 "문재인정부의 망가진 경제정책의 주역"이라며 임명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후 이같이 말하며 "새 정부에서 또 일하겠다고 나서고 동의하는 자체가 정말 좀 부끄러운 일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에서 발탁돼 혜택을 누렸다면,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안 좋아졌다면 책임지고 자숙하는 것이 맞다"며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서도 "당이 반대하는 인사를 왜 계속 기용하려 하는지, 고집을 피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또 "윤 행장의 국조실장 기용에 대해서는 제가 물어본 의원 100%가 반대한다"고도 전했다.

    與 "실패에 관여한 사람을 왜 중용하나"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윤 행장은 '소주성' 설계자는 아니어도 문재인정부에서 경제팀을 이끄는 수석 자리에서 결국 어떤 형태로든 정책 실행에 관여한 사람"이라며 "실패에 관여한 사람을 왜 성공하려는 목표를 가진 새 정부에서 중용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인사도 결국 '메시지'다. 정부는 명분으로나 상징성으로나 어떤 면에서든 윤 행장의 인사를 재고해야 한다"며 "굳이 실패한 문재인정부 출신 인사를 국무위원들 소통을 주도해야 할 국조실장에 앉힐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경계했다.

    윤 행장은 문재인정부에서 두 번째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을 지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소주성' 정책과 부동산, 탈원전 등 문재인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이끈 주역이었다.

    윤 행장의 거취로 거론된 국무조정실장직은 행정부를 감독·관리하는 총리실의 2인자로,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장관급 자리다. 또한 각 부처 장관 등과 관계 및 소통을 조율하는 등 중책을 맡는다.

    그러나 한덕수 국무총리가 새 국조실장에 '윤종원 카드'를 꺼내들자 여권은 물론 경제학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반문(反文) 민심으로 尹정부 탄생했는데" 학계도 비판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통화에서 "문재인정부의 다수독재 횡포에 대한 반대 민심으로 윤석열정부가 탄생했고, 따라서 문재인정부 정책과는 다르게 가야 한다"며 "장관급 자리는 정책 의지를 상징적으로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인데, 문재인정부 경제수석이었던 사람을 장관급에 두는 것은 취임사에 보여줬던 자유 의지에도 역행하는 것을 보여주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한국제도경제학회장을 지낸 김승욱 중앙대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문재인정부 때 제일 잘못된 것이 '소주성' 정책인데, 코로나19 사태를 2년간 거치면서 정치권이 이를 망각한 것 아닌가 싶다"며 "소주성이 얼마나 국민 고통을 가중시켰는지, 다시 환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만 윤 대통령은 결국 한 총리의 결정에 따라 윤 행장을 국조실장에 임명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책임총리제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尹, 한덕수 총리 결정 따를 듯"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여권의 반발과 우려가 커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대통령이 총리의 뜻에 따라주는 기류로 흘러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러나 윤 대통령의 고민이 길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후 "(윤 행장은) 한 총리가 함께 일하고 싶은 분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도 여러 상황을 보시면서 고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