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유·석유제품 수입량 축소… 김정은 겨냥해 담배 수입도 금지美 “한·일에 중요한 일, 강력한 지지 얻을 것”… 中 “추가 제재로 해결 못해”외교부 "中·러, 北 비핵화 노력에 책임 있는 약속 계속 해 주기를 기대"
  •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기사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기사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조만간 새로운 대북제재안을 표결할 것이라고 미국 고위당국자가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표결은 27일 있을 전망이다. 새 대북제재안은 북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량 상한선을 낮추고, 해킹 조직 ‘라자루스’를 제재 대상에 포함하며, 김정은이 좋아하는 담배 및 그 원료 수입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은 미리 반대의 뜻을 밝혔다.

    “새 대북제재안, 北의 연간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량 25% 삭감”

    로이터통신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조만간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대북제재안을 표결할 것”이라는 미 고위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이 당국자는 “추가 대북제재안은 북한이 지난 3월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부터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국 주도로 만든 새 대북제재안은 전문 7개항과 본문 40개항, 4개 부속서로 구성됐다. 총 분량은 15쪽으로 대북제재결의 2397호나 2375호보다 많다.

    새 대북제재안은 2017년 채택한 대북제재결의 2397호에 명시한 ‘유류제품 방아쇠’ 조항을 적용했다. 북한이 제재 이후에도 ICBM 같은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계속 개발·발사할 경우 북한의 석유 수입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조항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연간 수입할 수 있는 원유량을 4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로 줄이고, 수입 가능한 석유제품도 50만 배럴에서 37만5000배럴로 낮추도록 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당초 북한의 원유 수입량을 200만 배럴, 석유제품 수입량은 25만 배럴로 각각 50%씩 낮추려다 한 발 물러섰다.

    北 석탄·시계·담배 무역금지… 해킹 조직 ‘라자루스그룹’ 자산동결 대상에 포함

    북한의 광물연료(석탄)와 시계·담배 무역도 제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북한에 담배와 관련 원자재를 팔 수 없도록 한 내용은 소위 ‘골초’인 김정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담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자재 공급을 끊어버리려는 의도라고 로이터통신은 풀이했다.

    새 제재안은 이밖에 북한의 해외노동자 파견 조직인 ‘조선남강무역회사’, 정찰총국 산하 해킹 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그룹’ 등 북한 국적자 1명, 기관 3곳, 선박 5척을 자산동결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라자루스그룹’은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부터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다국적은행 고객계정 해킹 등 다양한 사이버 범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美 “새 대북제재, 한국·일본에 중요하기 때문에 지지 받을 것”… 中, 반대 의사 표시

    미 고위당국자는 새 대북제재안이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역량을 더욱 제한하고 대북제재 이행을 합리화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더욱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우리는 이 결의안이 한국과 일본에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강력한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 대북제재안이 유엔 안보리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새 대북제재안이 통과되려면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9개국이 찬성해야 하고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 그런데 중국이 벌써 반대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중국대사 대변인은 “미국이 제시한 대북제재안은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은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이 아닌 정식 성명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한 새 대북제재안에 따른 반대 의사였다.

    중국대사 대변인은 “미국은 단계적 긴장완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저항하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과 협상 돌파구를 원한다면 진정성과 유연성을 더 많이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교부 “중국·러시아, 북한 비핵화 노력에 함께해 주기를”

    한편, 외교부는 새 대북제재안 통과 여부를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두 나라의 거부권 행사가 없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민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새 대북제재안은 뉴욕 현지시간으로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최종본을 회람했고, 현지시간 26일 오후, 우리 시간으로는 27일 오전에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표결 예상 결과에 대해서는 예단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민 대변인은 “대신 북한의 거듭된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응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안보리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을 기대한다는 말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에 대해서도 예단하지 않고자 한다”며 “다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우리와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해나가는 과정에 있어 중국과 러시아 역시 책임 있는 약속을 계속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