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첫 보고 시간 조작 여부 캐묻자… 김규현 후보자 "동의 못해"북한 핵에 대해서는… "스스로 비핵화할 의지 거의 없다고 본다" 대답"절대 국내정치 관한 것은 하지 말라… 윤석열 대통령이 당부했다"
  • ▲ 김규현 국가정보원장후보자.ⓒ연합뉴스
    ▲ 김규현 국가정보원장후보자.ⓒ연합뉴스
    국회 정보위원회는 25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쏘아 올리는 도발을 강행한 가운데에서도 김 후보자에게 세월호 침몰 당시 청와대의 부실대응을 캐묻는 데에만 집중했다.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며 김 후보자 지키기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 "스스로 할 의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北 미사일 발사에도 '세월호 캐묻기' 집중한 민주당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세월호 침몰 당시 김 후보자의 최초 보고 시간 조작 여부와 관련해 공세를 펼쳤다. 김 후보자는 2014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통령 보고 시간을 조작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지만, 처벌은 받지 않았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대응과 그 이후 진상규명 과정에서 김규현 후보자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검찰 조사 결과 (당시) 오전 10시19분에서 20분 사이에 최초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가 이뤄졌다. 후보자는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에 출석해 대통령의 최초 지시 시각을 특위 위원들에게 허위보고한 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2014년 7월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특위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오전 10시에 첫 보고를 받았고, 10시15분 첫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바 있다.

    조 의원이 당시 국가안보실이 위기 관리에 허술했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보고 시간이) 조작되고 허위로 보고했다는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 당시 상황실 근무자들이 작성한 일지자료 등에 의해 관련자들이 모두 오전 10시로 알고 있었다"며 "당시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를 종합한 결론이었고, 그렇게 모든 자료가 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6시37분, 6시42분 세 차례에 걸쳐 평양 순안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각각 한 발씩 발사하며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무력도발했으나, 민주당은 국정원장 후보자에게 세월호 관련 질문에만 집중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김규현 후보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헌법재판소 변론이 이뤄질 때 '선진국을 보면 대형 사건의 모든 것은 현장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지, 국가원수 책임이라는 것은 들어볼 수 없다. 성수대교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상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 발언은 그런 사고가 났을 때 대통령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씀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태용 "국민 대표해 검증하는데 정책질의 하나도 없어"

    민주당이 세월호 사건을 물고 늘어지자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청문회를 통해 김규현 후보자가 국정원장으로서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국민을 대표해 검증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정책질의라 볼 수 있는 것이 하나도 나오지 않아 저로서는 아쉽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북한의 자발적 비핵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북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느냐'는 조태용 의원 질의에 김 후보자는"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의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조 의원이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말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국제사회에서 했는데 결국 거짓말이 돼버렸다"며 "이는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분석해야 할 국정원이 책무를 제대로 못한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김 후보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원장이 국내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고 김 후보자가 전했다. 그는 '정권이 우선인지 국가가 우선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홍기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윤석열 대통령은 제게 '만일 국정원장이 된다면 절대로 국내정치에 관한 것은 해서는 안 된다'는 엄명을 내리셨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북한 김정은의 코로나 백신 접종 여부와 관련해서는 "저희가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측이 백신 지원 의사를 밝혔는데 아직 (북한의) 답이 없다. 중국으로부터 긴급한 의약품을 일부 공급받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