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北 달래는 시대 끝났다" CNN 인터뷰… 北, 이틀 뒤 ICBM·미사일 도발바이든, 미국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北 도발… 尹, 즉각 NSC 열어 "실질적 조치" 역설합참, 동해상으로 미사일 사격 '맞대응'… 정부 "중대한 도발" 규탄 별도 성명 발표
  •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또 한미는 정상회담에서 명시한 대로 북한의 무력도발에 지대지 미사일 발사 등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윤 대통령, 北 미사일 도발 1시간30분 만에 NSC 개최

    윤 대통령은 25일 오전 7시35분부터 8시38분까지 1시간3분 동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단거리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NSC를 주재했다. NSC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6시37분, 6시42분쯤 총 세 차례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을 각 1발씩 발사했다. NSC는 이로부터 약 1시간 반 만에 개최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방향, 대비태세 등을 보고받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며 "NSC 참석자들은 이번 북한의 도발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본국 도착 전에 이루어진 것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후 6시 일본에서 출발한 뒤 아직 본토에 도착하지 않은 시점에 감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어 "윤 대통령은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며 "특히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하는 등 규탄성명을 별도로 발표했다. NSC 회의를 거쳐 정부의 공식 성명이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별도의 '정부 성명' 통해 北 도발 강력규탄… "강력대응할 것"

    정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오늘 대륙간탄도미사일(추정)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강력규탄했다.

    이어 "북한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실질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박진 외교부장관도 NSC 회의 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긴급통화에서 "한미 공조를 통한 강력대응과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나아가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이번주 안에 전화 통화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한·미·일 3국 외교장관, 이번주 안에 전화 통화 추진

    한미 국가안보실 차원에서도 유선 협의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응을 조율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성한 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응방안에 대해 계속해서 긴밀히 조율"해나가기로 했다.

    북한이 ICBM과 SRBM(단거리탄도미사일)을 섞어 발사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한미의 대비태세를 시험하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 따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도발이 장거리와 단거리 연이어 발사한 것이고, 여러 미사일을 섞은 것은 전략적 함의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시기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하기 전이었는데, 그때 도발에 나선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이번 무력도발은 한미 정상이 지난 21일 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강화 및 확장억제 등 북핵 대응방안을 약속한 데 따른 반발이라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CNN과 인터뷰에서 "북한을 달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이번 정부의 대처는 이전 정부와 다를 것"이라는 단호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北 미사일 도발… 한미, 지대지 미사일 등 맞대응

    한편, 북한의 도발에 한미는 지대지 미사일과 엘리펀트워크 등으로 강력대응에 나섰다. 한미가 북한의 도발에 공동대응한 것은 2017년 7월 이후 4년10개월 만이다.

    합참은 25일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엘리펀트워크 및 한미 연합 지대지 미사일 사격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엘피펀트워크는 다수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를 하는 훈련이다.

    합참은 이어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부대는 한국군의 현무-II, 미군의 ATACMS(에이테큼스)를 각 1발씩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 미사일 실사격을 실시했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신속한 타격 능력을 현시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이번 우리 군의 무력시위는 북한의 ICBM 발사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도발원점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우리 군의 압도적 전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