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019년 '열린채용' 시행… 경기도 입성한 '측근' 118명 명단 확인이화영 킨텍스 대표…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S사 법인카드 유용 논란 조영민 경기도 서울사무소장… 이재명이 공동위원장 맡은 주빌리은행 이사이철휘 경기교통공사 비상임이사…이재명 대선 캠프 국방안보특보단장 출신분당구청장 출신 윤기천 전 성남FC 대표…경기신용보증재단 감사 활동 전형수, 이재명 비서실장 출신… 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기획본부장 근무성남시 '백현동 개발' 담당한 곽현성… 경기주택도시공사 전략본부장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의 경기도지사 퇴임 이후에도 이른바 '이재명 낙하산'으로 분류된 인사 최소 29명이 경기도 및 산하 기관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이 위원장과 관련한 수사와 감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기도·공공기관 14곳에 '李 측근' 29명 근무 중

    24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를 비롯해 도 산하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기도일자리재단·경기교통공사 등 14개 공공기관에 이 위원장 측근 29명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부분은 이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2018년 7월~2021년 10월)인 2019년에 실시한 '열린채용'을 통해 들어온 인사들이다. 열린채용은 공무원 출신에게 유리하게 돼 있는 자격기준을 완화해 민간인의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제도 시행 이후 이 위원장의 선거 캠프 출신이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측근으로 분류됐던 공무원들이 등용되면서 '이재명 측근을 위한 전용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데일리가 입수한 '이재명 낙하산 목록' 문건에는 경기도와 산하 공공기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 위원장 측근 인사가 총 118명으로 분류됐다. 

    이들 중 이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본격적인 대선 준비를 위해 퇴임한 이후에도 퇴직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인사는 최소 29명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이재명 경기도에서 평화부지사를 지낸 이화영 킨텍스 대표는 현재 대표직(2020년 취임, 2023년까지 임기)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 취임 당시 일각에서는 이례적으로 정치인 출신이 국내 전시컨벤션센터 대표를 맡은 것을 두고 '지사 찬스'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과거 사외이사로 있던 S사의 법인카드를 사임 후에도 유용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S사는 이 위원장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진 회사다.

    2018년 8월 경기도 서울사무소장으로 임명된 조영민 씨는 현재 경기도 중앙협력본부장이다. 그는 주빌리은행 이사 출신인데, 주빌리은행은 과거 이 위원장이 공동은행장으로 이름을 올린 시민단체다. 

    지난해 이 위원장은 이 일 때문에 '은행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시민단체가 '은행'이라는 단어를 상호에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위원장이 2020년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에 임명한 김지예 변호사는 공정국장(3급)으로 승진해 지금도 근무 중이다. 당시 김 변호사는 고위공무원(4급)에 임명돼 파격적인 채용이라는 평을 들었다. 김 변호사는 2019년 '경기도지사이재명지키기범국민대책위원회' 출범식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2019년 이 위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 받을 당시 무죄 탄원 성명을 냈던 경기도상인연합회장 출신 이충환 씨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 출범과 동시에 비상임이사를 맡아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경상원은 이 위원장이 2019년 자신의 핵심 공약인 '지역화폐를 통한 상권 활성화'를 이행하기 위해 신설한 공공기관이다. 경기지역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인 코나아이를 관리하는데, 이 위원장이 경상원에 '자기 사람'을 심어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보수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해 11월 코나아이에 제기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위원장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위원장의 무죄 탄원 성명에 동참했던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출신 이회수 씨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경기교통공사 상임이사로 있다. 같은 기관 비상임이사(2020년 취임) 이철휘 씨는 민주당 포천가평지역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국방안보특보단장을 맡았다.

    이재명 성남 인맥도 여전히 경기도 및 산하 공공기관서 근무  

    이 위원장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인맥도 눈에 띈다. 정정옥 현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2010년 이재명 성남시장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위원장은 2019년 정 대표를 지금의 자리에 임명했다.

    성남시 박재양 전 수정구청장과 권석필 전 중원구청장은 각각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영기획본부장(2020년 취임),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센터장(2018년 8월 내정)을 맡고 있다. 박 본부장과 권 센터장은 이재명의 성남시에서 각각 행정기획국장, 교육문화환경국장을 지냈다.

    이 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윤기천 전 성남시 분당구청장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경기신용보증재단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 위원장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정진상(정책비서)·백종선(수행비서)과 더불어 '측근 3인방'으로 꼽혔다. 

    윤 전 구청장은 성남FC 대표(2018년 3~12월)를 지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 구단주로서 특정 건설사를 비롯한 관내 기업들로부터 후원금 160억여 원을 유치하고, 건축 인허가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위원장과 관련한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현재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성남시 수정구청장 출신인 전형수 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기획본부장(2019년 7월 취임) 역시 이 위원장이 성남시장·경기도지사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다. 지난 2월 경기주택도시공사가 2020년부터 이 위원장 옆집에 직원 합숙소 용도로 전세 임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는데, 전 본부장이 총괄책임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현성 경기주택도시공사 전략사업본부장(2019년 도시재생본부장에 임명)은 성남시 도시주택국장 출신이다. 그는 과거 용도변경 및 특혜 시비가 불거진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을 담당했다. 

    백현동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하우징기술 김인섭 전 대표와 곽 본부장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 인멸하거나 자료 은닉 가능성 커"

    경기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위원장 측근들이 여전히 경기도와 그 산하 기관에 근무하는 것과 관련 "경찰이나 검찰이 이재명 위원장과 관련해 수사가 들어가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자료를 은닉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그동안의 정치권 관행으로 보면 정치적 이유로 임용된 사람들은 본인을 임명한 임명권자가 나가면 그만두고 나가는 것이 상식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정치적인 도의에도 맞지 않거니와 실질적으로 전문가도 아닌 정치적으로 임명된 사람들이 수사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