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19일 밤 한덕수 인준안 관련 비공개 고위전략회의박지현 지방일정과 같은 시간에 열어… 박지현 참석 못해당내 강경파에 맞선 박지현… 내용도 추후에 전달 받아이재명 지지 '개딸들' 박지현 사퇴집회… 박지현 "개딸 맞냐"
  •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이종현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한덕수 국무총리후보자 인준안 처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19일 밤 개최한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위원장은 회의 내용도 추후에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이 지방일정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참석할 수 없는 시간대에 회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에 강경파가 장악한 민주당 주류들 사이에서 '박지현 패싱' 현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이 최근 강경파의 주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하거나 경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두고 "검찰독재"라고 주장해 체면을 구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밤 비공개 회의… 박지현은 빠졌다

    민주당은 19일 오후 9시 국회에서 한 후보자 인준안 처리와 관련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20일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당 지도부가 한 후보자 인준안 처리 여부에 관한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회의에는 윤호중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김성환 정책위 의장 등 당·원내지도부가 참석했다. 당의 핵심인 지도부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인준 처리 여부에 관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공교롭게도 박 위원장이 빠졌다. 당 대표 격인 박 위원장이 당의 중요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빠진 것이다. 

    박 위원장은 19일 오후 8시 대전에서 2030 여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날인 20일에도 대전에서 선거 유세 일정이 있던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까지 대전에 머물렀다. 

    민주당은 예고에 없던 지도부 회의를 박 위원장이 물리적으로 참석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개최했다. 지도부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을 뺀 채 회의가 진행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본인의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회의 내용은 추후 공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는 박 위원장을 배제한 회의가 적절한지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미리 공지하지 않고 박 위원장을 배제한 채 회의를 연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 내 '강경파'에 맞선 박지현… '개딸'로부터 공격받기도

    박 위원장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당 내 강경파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6·1지방선거 서울시장후보 공천 과정에서 박 위원장은 대선 패배 책임을 이유로 송영길 전 대표의 공천에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또 부동산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박주민 의원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직격하기도 했다.

    '검수완박' 입법을 주도한 당 내 강경파 최강욱 의원이 '짤짤이' 등 성희롱 발언으로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되자 "처음부터 끝까지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 조치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서도 "제명 이후 의원직 박탈까지 정말 속전속결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또 경찰이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아내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검찰독재"라고 했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측은 "경찰·검찰을 구분 못하는 것은 교양과 상식의 문제"라며 박 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최근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극성 지지 모임인 '개딸'들로부터 공격받는 모습이다. '개딸'이란 '개혁의 딸'의 줄임말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2030여성을 뜻한다.

    이들은 박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상태다. 개딸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박 위원장이 두 달 가까이 공동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내부총질만 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집회 주최자들이) 정말 개딸인지는 궁금하다"며 "제가 많은 지역을 다니면서 50대분들로부터는 비난·비판은 많이 들었지만 2030여성은 단 한 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