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경안 신속처리 협조"… 질의에선 한동훈 물고 늘어지기'정치검사 출세'에… 한동훈, 文정권 겨냥 "지난 3년이 가장 심해"이재명 언급하자 "물고늘어지지 말라" 고성… 한동훈에 다른 잣대
  •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9일 59조원 규모의 윤석열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혔던 민생안정 시급에 공감하며 조속한 추경안 처리를 약속했으나, 질의가 시작되자 추경안은 제쳐놓고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물고 늘어졌다.

    소상공인 위한 추경에 한동훈 되풀이한 민주당

    이날 국회 예결위는 중앙정부 지출 기준으로 36조4000억원, 지방 이전 재원까지 총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에 나섰다. 정부 측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한동훈 법무부장관, 박진 외교부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번 추경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온전한 손실보상과 물가·민생안정 등을 위한다는 점에서 추경안 신속 처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맹성규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추경 시정연설을 통해 민생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른 시일 내에 추경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한 바 있다"며 "민주당 예결위 간사로서 민생안정을 위해 이번 추경안이 시급하게 통과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민주당은 정부 및 여당과 협조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질의가 시작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추경안이 아닌 한 장관 인선은 물론 검찰 수사권 등을 문제 삼으며 '인사청문회 시즌 2'를 방불케 했다.

    민주당에서 첫 질의에 나선 김한정 의원은 한 장관이 '채널A사건' 당시 검찰에 자신의 핸드폰 비밀번호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비밀번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청문회에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부당한 수사의 당사자"라며 "법무부장관으로서 당연히 헌법상 기본권이 이런 정치적 공격에 의해 무력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명도 비슷한 일"에 고함 지른 野

    김한정 의원이 재차 "정치적 공격이라고 얘기하면 핸드폰 파기하고 감춰도 된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한 장관은 "저뿐 아니라 과거 이재명 전 지사도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한정 의원은 "이재명 물고늘어지지 말라"며 고함을 쳤고, 한 장관도 "이건 모든 국민에게 보장된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018년 11월 직권을 남용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지시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그해 10월에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경찰에 자신의 핸드폰인 아이폰 두 대의 비밀번호를 밝히지 않은 바 있다.

    김한정 의원은 한 장관이 이 선대위원장을 언급하자 "이래서 법무부장관에 대한 반대가 있는 거다. 대통령은 협치를 얘기하는데 정쟁을 도리어 일삼고 있다"며 "장관의 말 한마디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있고, 국회에서의 협치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검찰 인선에 따른 공방도 벌어졌다. 한 장관은 '검찰 인사가 납득하고 수긍할 인사라고 평가하느냐'는 김한정 의원 질문에 "능력과 공정에 대한 소신을 기준으로 인사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검찰 인사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느냐는 질문에는 "법무부장관은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검찰 인사를 한다. 대통령께 보고는 당연히 드려야 하는 절차"라고 말했다. '윤석열 인사'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현 정부의 인사"라고 받아쳤다.

    한동훈 "정치검사 출세, 지난 3년이 가장 심해"

    또 '정치검사가 출세한다는 시중의 통념이 왜 있느냐'고 묻자 "지난 3년이 가장 심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전임 문재인정권을 겨냥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법무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이른바 '윤석열사단'이 전진배치됐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저도 20년 넘게 검사를 해서 한 번도 같이 근무해보지 않은 검사는 그 정도 급에서 거의 없다"며 "인연을 중심으로 발탁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협치'를 고려해 내정한 한덕수 국무총리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한 장관을 물고늘어졌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총리를 호남 출신이라고 협치하자고 내세웠다더니 한 장관을 임명하려고 들러리 세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유념할 것은 유념하겠다"면서도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고 시간이 좀 됐다. 내각이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총리 임명이 국회에서 원만히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그런 시각으로 걱정하는 국민도 많이 계신 것으로 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