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코로나 가장 심한 무산군…지난 3월에 고열, 가래, 인후통 증상환자 다수 발생”北당국 “코로나 환자들, 고기·꿀·과일즙 자주 먹으라”…주민들 “식량도 부족한데 무슨 소리냐”
  • 김정은 지시로 '국가최대방역체계'를 가동한 뒤 평양 시내의 모습. 이곳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외출금지 및 봉쇄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 지시로 '국가최대방역체계'를 가동한 뒤 평양 시내의 모습. 이곳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외출금지 및 봉쇄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당국은 코로나가 지난 4월 말부터 발병·확산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3월 이미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코로나 증상 환자들이 다수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주민들은 현재 김정은 지시로 시행 중인 ‘최대방역체계’가 소용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 소식통 “지난 3월 함경북도 무산군서 코로나 증상 환자 나타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코로나 상황에 대한 내부 소식통들 이야기를 전했다. 이 가운데 함경북도 청진시의 소식통은 “우리 도에도 코로나 감염증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꽤 많다”면서 “우리 도에서는 무산군의 코로나 감염이 제일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도급 보건기관에 다니는 친구로부터 들었다”고 밝힌 소식통은 “무산군에서는 지난 3월에 이미 고열, 가래, 목구멍 아픔(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발생했다”면서 “친구는 무산군 병원이 이들에게 열병, 폐렴 진단을 내렸는데, 환자들을 통한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데도 격리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치료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때부터 이미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오미크론에 감염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코로나 확진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지방의 군 단위 병원들의 경우 의료설비나 기구, 의학기술, 의약품 등 전반적인 보건상황이 코로나 환자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며 “때문에 지금 같은 대유행으로 번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대책 없이 봉쇄와 격리조치, 신문과 방송을 통해 민간요법 등만 선전하고 있는데 과연 오미크론 확산을 잡을 수 있을지 많은 주민들의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北주민들 “환자 격리만 할뿐 치료 안 해…고기·꿀 먹으라는 데 그런 게 어딨나”

    다른 소식통들도 방송에 “당국의 방역조치는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경남도 덕성군의 한 주민은 “요즘 사회 분위기는 코로나가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던 2020년 초보다 더 살벌하다”며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집중 검병·검진(질병 유무 검사)’에서 이상 증상이 있는 사람은 무조건 자택에 격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거주하는 덕성군에서는 지난 13일부터 전 주민을 대상으로 ‘집중 검병·검진’을 하고 있는데 북한 당국은 “정당한 이유 없이 집중 검병·검진에 빠지는 사람은 사회에 혼란을 조성하는 반동분자와 같이 취급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어 “군 간부와 안전원(경찰에 해당)이 합동으로 집중 검병·검진을 요란하게 진행하지만 코로나 검사 시약이나 장비가 없어서 의사와 의대생들이 집집마다 돌며 주민들의 체온 확인하고, 고열, 기침, 가래, 콧물, 목구멍 아픔, 근육 아픔 등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전부”라고 전했다. 이때 열이 있거나 기침을 하는 사람은 무조건 오미크론 감염자로 간주하고 집에 격리 조치한다.

    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방역조치가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의사들은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지 않고 아침저녁 체온과 증상 확인만 한다. 소식통은 “의사가 격리된 사람들에게 파라세타몰(해열제)을 복용하고 소금물로 함수(가글)를 자주 하라는 등의 주의사항과 대처방법을 들려주지만 병원에서 주는 약은 없다”며 “해열제 사러 약국에 갔더니 파라세타몰, 이부프로펜(진통·해열제) 같은 약은 구경한지 오래됐다는 말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관영매체와 함께 가두 방송차가 하루에도 몇 번씩 시내를 돌며 경증환자 자가치료법과 민간요법 등의 위생상식을 선전하고 있다”며 “방송에서는 고기국, 꿀차, 과일즙을 많이 먹으라고 하는데 먹을 식량도 충분치 않은 주민들에게 고기, 꿀, 과일즙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