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실 참모·장관 대동해 5·18 기념식 참석국민의힘 소속 의원 100여 명도 尹과 함께 KTX 타고 동행'민주의 문' 통해 입장한 첫 번째 보수정당 소속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며 호남의 경제적 발전을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5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다"며 "그날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우리는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다"고 강조했다. 

    尹 "호남, 자유민주주의 가치 아래 경제적 성취 꽃피워야"

    윤 대통령은 이어 "5월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그 자체"라며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치켜세웠다. 

    "5월정신은 지금도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다"고 전제한 윤 대통령은 "이를 책임 있게 계승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모두가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당당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확대해 나갈 책임은 온전히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라며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5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고 덧붙였다.

    호남의 경제 발전을 위한 지원에도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며 "저와 새 정부는 민주 영령들이 지켜낸 가치를 승화시켜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5·18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윤 대통령을 포함한 대통령실 참모진과 새 정부 장관들이 모두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동행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최소인력만 남긴 채 모두 광주로 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 소속 의원 99명도 행사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석 수가 109석인 것을 감안하면 소속 의원 대부분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셈이다.

    윤 대통령과 동행한 이들은 5·18 유가족과 함께 모두 국립5·18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을 통과해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의문 입구에서 작성한 방명록에 '5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썼다.

    '임을 향한 행진곡' 제창도… 이재명은 불참

    보수정당 소속 대통령으로서 '민주의 문'으로 입장해 5·18 묘역에 참배한 사례는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경호 등을 이유로 정문을 통과해 참배를 진행하지 않았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문을 이용하지 못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다시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했다.

    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윤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 전원이 함께 소리 내 부르는 제창을 하기도 했다. 5·18 기념식에서는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시 5·18 기념식에는 제창이 아닌 합창 형식으로 진행됐다. 합창은 참석자 전원이 자신의 선택에 노래를 부를지 선택할 수 있다. 

    여권 인사들 뿐 아니라 야당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또 민주당 소속 100여 명의 의원도 동행했다. 

    이들은 5·18 기념식 이후에는 강기정 광주시장후보 선거사무실에서 민주당 비대위 회의를 진행했다. 

    6·1지방선거의 사령탑인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17일 5·18 묘역을 참배하고 전야제에 참석했지만 기념식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여러분을 뵙습니다.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이자 첫 지역 방문입니다. 감회가 남다릅니다. 우리는 민주 영령들께서 잠들어 계시는 이곳에 숙연한 마음으로 섰습니다.

    고귀한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가족과 이웃, 벗을 잃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시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날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우리는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입니다.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입니다.

    오월의 정신은 지금도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입니다.이를 책임 있게 계승해 나가는 것이야말로우리의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입니다.

    오월 정신이 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세계 속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당당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누구의 자유와 인권이 침해되는 것도방치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 함께 지켜야 합니다.

    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확대해 나갈 책임은 온전히 우리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이제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합니다. AI와 첨단 기술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루고 힘차게 도약해야 합니다.

    저와 새 정부는 민주 영령들이 지켜낸 가치를 승화시켜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광주와 호남은 역사의 고비마다 시대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주는 선구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새로운 도약을 이뤄가는 여정에서도 자유민주주의의 산실인 광주와 호남이 앞장설 것이라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저는 오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광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멋지게 열어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올해 초 여러분께 손편지를 통해 전했던 그 마음 변치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민주 영령들의 정신을 기리며 그분들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오월 정신을 묵묵히 이어오신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분들의 용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입니다.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입니다. 오월이 품은 정의와 진실의 힘이 시대를 넘어 영원히 빛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합시다.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