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 지난 2월 전직 관계자 6명 서울중앙지검에 송치
  • 검찰ⓒ정상윤기자
    ▲ 검찰ⓒ정상윤기자
    KH전자 전 감사 등 KH그룹 관계자 6명이 공갈·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투자유치를 명분으로 내세우거나 협박해 고소인에게 상습적으로 수십억원 상당의 현금을 갈취한 혐의다. 

    1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월9일 KH전자 전 감사 A씨(49), B씨(44) 등을 비롯한 6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공갈 및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현재 중앙지검 형사7부에서 수사 중이다.

    KH그룹은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 엔터테인먼트기업 IHQ 등을 인수합병(M&A)하며 알려진 기업으로 KH전자·KH필룩스 등을 계열사로 두었다.

    A씨는 2019년 3월28일부터 지난해 2월3일까지 KH전자 감사로 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에 따르면, B씨는 KH미디어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 투자조합의 대표다. 해당 조합은 KH전자의 최대주주인 클로이블루조합의 계열사로 올라와 있다. 암호화폐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C씨(38)도 피의자에 포함됐다.

    고소장에 따르면, B씨는 2019년 11월쯤 고소인에게 'A씨가 감사이자 비서실장으로 재직 중인 삼본전자(현 KH전자)로부터 100억원을 투자유치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접근했다.

    인맥 형성을 위해 '삼본전자가 주관하는 투자조합에 참여해야 한다'며 블루마운틴1호, 솔로몬투자1호 등 투자조합 등에 돈을 넣을 것도 요구했다. 

    B씨는 고소인에게 "블루마운틴1호와 솔로몬투자1호는 삼본전자가 대양금속 구주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한 투자조합"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본전자의 회장(현 KH그룹 회장)이 요구하는 투자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10억원을 삼본전자에 한 달간 대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피의자들은 투자를 받게 해 준다는 구실로 지속해서 돈을 편취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고소인은 피의자들의 요구대로 투자조합에 직접 5억원을 입금했고 '대양금속 구주 인수를 위한 또 다른 투자조합을 운영하는 C씨 등에게도 돈을 대여하라'는 말에 3억원을 송금했다. 

    피의자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2019년 11월26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총 47회에 걸쳐 고소인으로부터 42억6000만여 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삼본전자는 2020년 1월22일에 30억원을, KH필룩스가 소유한 와이케이파트너스는 같은 해 5월14일에 18억원을 고소인의 회사에 투자했다. 

    그러나 첫 번째 투자금 입금 당일인 2020년 1월22일에만 A씨를 비롯한 피의자들은 총 16억5000만원을 고소인으로부터 송금받거나 현금·수표 등으로 되돌려 받았다. 두 번째 투자를 받은 다음날인 2020년 5월15일에는 총 9억원이 고소인의 계좌에서 피의자의 계좌로 송금됐다.

    이와 관련, KH그룹 관계자는 "퇴직한 인사라 관련 사실에 대해 알 수 없으며 회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KH전자는 고소인의 회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통해 대여금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