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17일 국회의장 출마 선언…중립 잊고 '야성(野性)' 강조최고령 국회의장 후보 김진표 "민주당이 중심 되도록 혼신의 힘"조정식 "의장 돼도 민주당 일원"… 국민의힘 "국회의장이 당대표인가"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강민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강민석 기자
    17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 앞에 망설이지 않는 국회의장이 되겠다"며 당내 의장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5선 김진표·이상민·조정식 의원, 4선 우상호 의원 등이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진 의원들의 잇따른 출마로 차기 국회의장 선거 경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일부 후보들은 '중립성'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 

    4선 우성호 17일 국회의장 출마

    우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혁신으로 저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원은 이어 "윤석열 정부는 시작부터 많은 우려와 의구심을 낳고 있다. 국민의 신뢰는 역대 최저이고 사회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며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가 적극 나서서 대한민국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이날 ▲국민의 선택이 존중받는 국회의장 ▲입법부 위상 강화로 대통령과 행정부 제대로 견제 하는 국회의장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 앞에 망설이지 않는 국회의장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을 빛나게 하는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김진표 "중심이 민주당이 되도록"

    국회의장 후보군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진표 의원은 16일 동료 의원들에게 보내는 친선을 통해 후반기 국회의장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회의장은 주로 원내 제1당의 최다선·최고령 의원이 맡았다.

    김 의원은 친선에서 "국회를 무시하고 사법 권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르며 국정 독주를 해나가는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견제하는 일이 국회 다수당인 우리 민주당의 사명이고 운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처리를 위한 안건조정위원회를 개의·의결했다.

    민주당은 당시 안건조정위에 '위장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야당 소속 위원'으로 투입하며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했다. 이때 김 의원은 여당 소속 안건조정위원장이었다. 

    김 의원은 "저에게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소명을 다할 기회를 주신다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그 중심이 민주당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래야만 정권을 되찾아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정식 "의장 돼도 민주당 일원"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장 출마를 선언하며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민주당의 일원임을 잊지 않고 민주당 정신을 근본에 두고 의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 "독선과 야만의 시대"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보다 엄혹한 시절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 정파나 계보에 좌지우지되거나 휘둘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국회의장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민의에 바탕을 두고 원칙을 중심에 두는 굳건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野 국회법 불복 망언"

    차기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중립 의무를 유지하기 위해 무소속이 된다. 특정 정당 편에 서지 않고 중립적으로 의회주의를 실천하라는 취지다. 

    일부 국회의장 후보들이 '민주당 옹호'를 내세우자 일각에선 '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국회의장이라는 직이 특정 정당을 위한 당 대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인데 특정 정당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은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한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조정식 의원 출마의 변은 대놓고 '국회 농단'을 불사하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며 "몰상식한 선전포고에 대해 사과하고 국회의장 후보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1당이 내는 게 관례다. 민주당은 '성 비위' 의혹의 박완주 의원 제명 후에도 167석을 차지하며 현재 가장 많은 의석을 갖고 있다. 

    현 국회의장 임기 만료 5일 전에는 의장과 부의장을 뽑아야 하는 국회법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24일 당내 경선을 통해 차기 국회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