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법무부에 사의 표명한동훈 선배 검사들 잇달아 사의
  • ▲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긴급 설명회에 입장 중인 모습. ⓒ연합뉴스
    ▲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긴급 설명회에 입장 중인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사법연수원 27기) 법무부장관후보자 임명이 임박한 가운데 이정수(26기) 서울중앙지검장이 16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보다 기수가 높은 선배 검사들이 잇달아 검찰을 떠나는 분위기다.

    이 지검장은 박범계 전 법무부장관의 고등학교 후배로 '친문' 성향 검찰 간부로 분류된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이후 김건희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코바나콘텐츠 전시회 불법 협찬 의혹 등과 대장동사건 같은 굵직한 수사를 지휘했다. 한 후보자가 연루된 '채널 A'사건과 관련해 수사팀의 무혐의 보고를 받고도 처리를 지연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에 따라 윤석열정부 및 한동훈 체제 법무부와 날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다만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26일 공개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미흡하다면 보완을 해야지 오히려 약화시키면 사법정의가 흔들리고, 이는 곧 국민 피해로 돌아간다"며 몸 담고 있는 검찰 조직과 한목소리를 냈다.

    이 지검장의 후임으로는 신자용(28기) 서울고검 송무부장, 신봉수(29기) 서울고검 검사, 송경호(29기) 수원고검 검사 등이 거론된다.

    '尹대통령' 동기 구본선도 사의 표명

    윤 대통령과 연수원 동기인 구본선(23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지난 1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의를 표했다. 지난달 22일 여야의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반발해 검찰 지휘부가 총사퇴한 데 이어 두 번째 사의 표명이다.

    구 연구위원은 해당 게시글에서 "새로 구성될 법무·검찰 지휘부를 중심으로 시민의 권익 보장을 위해 공복(公僕)의 역할을 다할 방도를 찾을 것"이라며 "공정과 중립을 생명으로 여기고, 어떤 곤궁도 견뎌야 하는 숙명을 잊지 말고 숭고한 사명을 다하시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검찰 조직 내 비교적 '젊은 기수'인 한 후보자의 법무부장관 임명이 임박해지면서 윗 기수들의 사퇴행렬이 본격화 할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검찰의 검수완박 대응을 위해서는 최상위 기수들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실제로 검수완박 국면에서 총사퇴했던 박성진(24기) 대검 차장검사, 조재연(25기) 부산고검장, 김관정(26기) 수원고검장 등 검찰 지휘부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했지만 이후 재차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한편, 2018년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해 화제가 됐던 서지현(33기)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도 지난 16일 사의를 표했다. 서 검사는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태스크포스(TF)'에 파견돼 활동했다. 원 소속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원대복귀를 통보 받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검찰 고위 간부들의 잇따른 사퇴로 한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한 뒤 단행할 인사의 폭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후보자는 이르면 17일 임명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