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반부는 이재명 후보가 밝힌 어린 시절과 성장기, 성남시장·경기지사 이야기후반부는 文정부 외교정책 계승, 친중정책 유지 등 이재명 안보정책 특징 지적뒤에 이재명 아들 논란, 부인 논란, 의혹 보도… 윤석열 부인과 무속 논란 함께 실어
  • ▲ 美시사주간지 '타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의 발차기 세리머니를 소개하며
    ▲ 美시사주간지 '타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의 발차기 세리머니를 소개하며 "그가 깨야 할 건 송판만이 아니다"면서 이 후보가 대선에서 많은 장애물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공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인터뷰 기사를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여당은 해당 인터뷰가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이 후보의 범죄사실을 박제한 것”이라고 맞섰다. 

    ‘타임’지 기사 내용은 그러나 양측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었다.

    ‘타임’지 인터뷰… 전반부는 이재명 후보 인생, 후반부는 공약 평가

    ‘타임’지 인터뷰 분량은 꽤 길었다. 인터뷰 전반부는 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어린 시절 가난했음에도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 10대 때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서 일했으며 이때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는 점, 사회구조적 불의를 두고 고민했다는 점 등 이 후보가 주장하는 성장기의 일들, 그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에 펼쳤던 정책 등을 설명했다.

    후반부는 이 후보가 펼칠 정책이나 공약 등에 관한 설명과 평가였다. 첫째는 안보정책에 관한 설명이었다. 

    ‘타임’지는 북한이 올 들어 10여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과 이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장거리탄도미사일과 60기의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월 “북한의 핵공격 징후가 보이면 선제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이 후보의 비판을 전했다.

    “러시아에 분노 표한 이재명, 文정부 햇볕정책 잇기를 원해”

    ‘타임’지에 따르면, 이 후보는 “많은 전쟁이 국익 때문이 아니라 이처럼 뜨거운 감정교환 때문에 발발했다”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필요한 자극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또한 “이 후보가 문재인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어가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햇볕정책이) 진행되지 못한 주요 요인은 신뢰 부족”이라며 “힘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어 “북한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중 일부를 우리 측이 지키지 않은 것에 좌절감을 표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지는 그러나 햇볕정책을 받아들이도록 이 후보가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북한에 돈을 보내려 한다. 이재명도 문재인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유권자 주장을 전하며, 햇볕정책이 한국사회의 심각한 양극화 문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를 대상으로 한 실질적이고 검증 가능한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남북경제협력을 하겠다고 미국과 국제사회를 설득하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매체는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 본 북한, 핵 포기 않을 것… 따라서 중국과 친해야”

    ‘타임’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소개했다. 

    소련 해체 직후 세계 3위의 핵 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서방의 말만 믿고 모든 핵무기를 해체한 뒤 지금과 같은 상황을 겪는 것을 보면서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매체는 이 후보가 “우리는 중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관계를 성장시키고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이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가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베이징(중국 당국)과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필요할 때 중국에 우리의 처지를 명확히 밝히겠다”는 말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마지막 부분 한 단락씩 나온 이재명과 윤석열 논란·의혹들

    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 관련 논란 및 의혹부분은 각각 한 문단에 불과했다. 

    먼저 이 후보를 두고는 “물론 그가 이런 계획을 실행하려면 먼저 유권자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낙승을 예측하거나 당선될 것이라는 말은 없었다. 

    ‘타임’지는 이어 “지금까지의 대선 운동은 비방과 부패 혐의가 만연한, 한국 기준에서 봐도 꽤나 지저분한 경쟁”이라고 꼬집었다.

    매체는 이 후보와 관련해 “아들은 불법 도박을 하다 적발돼 사과했고, 아내는 개인 비서를 지방공무원으로 불법 고용했고, 법인카드로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리아헤럴드의 지난 1월22일자 기사를 소개하며 “또한 이 후보를 둘러싼 비리 수사와 연관이 있는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 후보 캠프는 후보자와 관련된 모든 것이 가짜뉴스라고 재빨리 일축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 후보와 관련해서는 “몇 년 전 아내가 교수직에 지원하면서 이력서를 조작했다는 혐의, 주가 조작 혐의와 관련해서는 유죄가 아니라고 했지만, 아내의 이력서 내용이 부정확했다는 점은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선을 치르면서 무당과 항문침술사 등 무속에 기댔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윤 후보는 이를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타임’지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이 후보 캠프 측도, 국민의힘 측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인용해 강조한 것이었다. 

    특히 이 후보 캠프와 더불어민주당은 “타임지는 지금까지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과 단독 인터뷰 했고, 이들 모두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인터뷰 한 것 자체가 마치 당선이 유력한 것인 양 홍보했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당선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나 분석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