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대선 1차 투표 마친 뒤 "이웃에 독재국가 있음에도 성공 거둔 나라 한국"2015년 우크라 공익광고 "절망 속에서 다시 일어난 한국…우크라이나도 할 수 있다"젤렌스키 대통령 '코미디언' 논란 시작은 뉴욕타임스…당시 대통령 아닌 그의 인사정책 비판
  • 러시아의 침공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측근들과 함께 키예프 모처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수시로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항전을 독려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위터 캡쳐.
    ▲ 러시아의 침공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측근들과 함께 키예프 모처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수시로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항전을 독려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위터 캡쳐.
    이재명, 추미애, 박범계 등 여당 대선후보부터 문재인 정부 장관까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자극했기 때문에 전쟁이 터졌다”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국제적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우크라이나 기업단체가 방영했던 공익광고가 관심을 끌고 있다.

    2019년 대선 당시 젤렌스키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롤 모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19년 4월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친러 인사들의 매국행위,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바꿀 정치인으로 국민들의 큰 기대를 얻고 있었다. 한국언론 특파원이 “한국에 대해 한 마디 해 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은 이웃에 독재국가(북한과 중국)가 있어도 어떤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 보여줬다. 한국은 그런 지정학적 위치에서도 강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팔리는 한국 제품들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롤 모델(본보기)”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국 언론들의 집권 후 정치행보에 관한 질문에는 “대통령이 되면 매관매직을 하지 않고, 야권 인사들을 기용하는 문제를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야권 인사라면 함께 우크라이나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생각이었다.

    우크라이나 기업단체 공익광고 “한국이 해냈 듯 우리도 할 수 있다”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015년 우크라이나 기업단체가 방영한 공익광고도 화제가 되고 있다.

    2015년 11월 우크라이나 고용주 연맹은 ‘아시아의 호랑이’에 대한 공익광고를 방영했다. 1953년 7월 6.25전쟁이 끝난 직후 절망적인 경제 상황에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던 한국인들은 이후 가발 수출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았고, 박정희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는 불과 10년 만에 수출이 큰 폭을 증가하며 정상국가 궤도에 올랐다고 광고는 설명했다.

    광고는 이어 “한국은 이제 세계 6대 수출 강국이자 아시아의 진정한 호랑이로 성장했다”며 “한국이 해냈듯 우리도 할 수 있다”며 경제발전을 위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단합을 호소했다.

    ‘코미디언 젤렌스키’, 국내서 알려진 건 NYT 보도…그의 경력 아닌 지인등용 비판

    국민 다수가 한국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며 “배우자”고 해온 우크라이나를 향해 문재인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코미디언 출신의 아마추어 대통령이 집권해서 러시아를 자극했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 것”이라는 폄훼 주장을 했다. 그런데 이들은 “코미디언 출신 젤렌스키 대통령”이라는 표현이 어디서 왜 시작됐는지 전혀 설명을 않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접경에 대규모 군 병력을 집결시킨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가안보 주요요직에 지인들을 주로 앉힌 것은 문제라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안보 위험을 불러왔다”는 내용이 아니다.

    NYT는 지난해 12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자였던 전직 고위인사를 인용해 “그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주요 직책에 자신의 지인과 가족들을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10월 하원의장에서 물러난 드미트로 라줌코프의 주장도 전했다. 그는 “젤린스키 대통령의 최근 고위직 인사는 대통령과 그의 측근에 대한 충성심에 기초한다”며 “이런 인사정책은 대통령을 위해서 일하기에는 편하지만 군사적 위협이 닥쳤을 때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라줌코프는 “우리가 전문지식을 갖지 않은 분야는 해당분야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예프에 측근들과 함께 남아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자신의 근황을 영상으로 알리며 대러시아 항전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행동을 두고 전 세계 사람들은 그를 지지하는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