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현장서 경기 관람하고 대응 논의""쇼트트랙 판정, 황당하고 어이없지만… 中에 항의하긴 애매하고 어색""항의서한은 전달… 판정 뒤집기 어렵더라도 긴장감은 줄 수 있을 것"
  •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작년 12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작년 12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베이징올림픽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쇼트트랙 편파 판정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애매하다"고 답했다.

    황희 "스포츠에서 일어난 일… 주최국에 이의 제기하는 건 없어"

    앞서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가 각각 다른 조에서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하며 '편파 판정' 논란이 커졌다. 이후 결승에 진출한 중국 선수들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 장관은 이날 주중특파원단과의 화상간담회에서 "올림픽과 관련한 국내와 국제 조직이 있는데 이것을 국가 간의 관계로 이야기하는 게 어색하다"고 밝혔다. 이어 황 장관은 "스포츠에서 일어난 일을 주최국 정부에 이의 제기하는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희 "쇼트트랙 끝나고 대응 논의 했지만… 판정 뒤짚을 수 없다더라"

    그러면서 황 장관은 "전날 쇼트트랙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며 "너무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끝나자마자 체육회장, 선수단장 등과 다 모여서 대응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지만 판정을 뒤집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 말한 황 장관은 "그래서 이건 기록에 남기고 제소도 하면 판정하는 분들에게 긴장감을 준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선수단 철수설과 관련해서는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돼 이 정도면 철수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며 "다만 선수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어 서한에 국민 여론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는 정도만 담았다"고 전했다. 

    황희 "중국 정부, 한복 중국 옷이라고 주장한 적 없어… 항의하기 애매"

    황 장관은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일 열린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에서 56개 소수 민족대표 등이 참여해 중국 국기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펼칠 때, 한복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영상에서는 한복으로 보이는 분홍색 치마, 흰색 저고리를 입고 긴 머리를 하나로 땋아 댕기로 장식한 여성이 오성홍기를 옮기고 있었다.

    이에 대해 황 장관은 "정부 대표로 올림픽에 참석할 때부터 정치와 스포츠는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도 "하지만 한복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국 옷이라고 주장한 적이 없어 정부 대표가 먼저 항의한다는 것은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양국 국민들의 반감이 증폭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생각할 텐데 한국 문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소프트파워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중국의) 불편함이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장관은 "중국이 시진핑 주석 체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한중 문화교류 확장을 이야기하면서도 중국 내 사정이 있다 보니 한국 문화 확산에 불편함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