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장거리 순항미사일 1800km 비행 후 목표 명중…탄도미사일 ‘상용탄두부 위력 확증’비행거리와 고도 눈에 띄게 줄어든 KN-23…“신형 탄두 개발해 위력 시험한 것” 추정 나와
  • ▲ 북한이 28일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28일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 25일과 27일 발사한 것이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지대지 전술미사일이었다고 28일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1800킬로미터를 날았고, 지대지 전술미사일은 탄두의 위력을 검증하는 시험발사였다고 매체는 밝혔다.

    北 “순항미사일 1800km 비행…지대지 전술미사일 탄두위력 검증”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국방과학원이 1월 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 갱신을 위한 시험발사를,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미사일) 상용 전투부의 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25일 발사된 2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9137초(2시간 35분 17초)를 비행하여 1800킬로미터 계선(한계선)에 있는 목표 섬을 명중하였다”면서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의 실용적인 전투적 성능은 나라의 전쟁억제력 강화의 일익을 믿음직하게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대지 전술미사일 시험을 두고는 “목표 섬(함경북도 길주군의 무인도 알섬)을 정밀 타격하였으며 상용전투부(상용탄두)의 폭발위력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된다는 것이 확증되었다”고 밝혔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지대지 전술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형태가 같았다.

    눈길 끄는 지대지 전술미사일 시험…신형탄두 장착 가능성 제기

    조선중앙통신의 사진을 보면,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터보팬 엔진의 공기흡입구부터 길이, 비행용 주날개 등이 러시아 Kh-55나 이를 베이스로 중국이 개발한 CJ-10, 이란의 소마르 미사일과 흡사하다. 지난해 9월 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큰 차이는 없다.
  • ▲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된 러시아 육군이 열압력탄 시험사격을 하고 있다. 러시아 육군의 대표적인 열압력탄 무기는 TOS-1A 다련장이다. ⓒ러시아 프라우다통신 유튜브 채널영상 캡쳐.
    ▲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된 러시아 육군이 열압력탄 시험사격을 하고 있다. 러시아 육군의 대표적인 열압력탄 무기는 TOS-1A 다련장이다. ⓒ러시아 프라우다통신 유튜브 채널영상 캡쳐.
    이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대지 전술미사일의 탄두위력 시험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은 산하 미사일 전투부(탄두) 연구소가 앞으로도 계속 각이한(각각 다른) 전투적 기능과 사명을 수행하는 위력한 전투부들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과 군 소식통은 이를 두고 KN-23 시험발사가 신형 탄두의 파괴력을 시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7일 북한이 쏜 KN-23의 비행거리와 고도에 주목했다. 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KN-23의 비행거리는 380~800킬로미터, 고도는 40킬로미터 이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27일 쏜 미사일은 비행거리 190킬로미터, 고도 20킬로미터 이하였다.

    북한의 신형 탄두…열압력탄인가 초대형 탄두인가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열압력 탄두를 장착했을 가능성이다. 21세기군사연구소의 류성엽 연구위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탄착 직전 일직선 형태의 화염이 보인 뒤에 목표의 상당 지역을 구(球) 형태의 화염이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며 열압력탄 시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열압력탄은 목표 도달 직전 공중에서 터지면, 그 속에 담고 있던 가연성 물질을 에어로졸 형태로 만든 뒤 폭발시킨다. 에어로졸이 폭발하면 순식간에 일대의 공기가 증발하고 곧 강력한 충격파가 닥친다. 이 충격파로 건물이나 콘크리트 구조물 내에 있는 사람을 살상하기 위해 사용한다. 무게가 무겁고 폭발력은 약한 게 단점이다.

    다른 한 가지 가능성은 대형탄두 개발·시험 가능성이다. 미사일 사거리를 줄이고 대신 파괴력이 큰 대형탄두를 장착한 대표적 사례가 우리 군의 ‘현무-4’다. 지난해 9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시험 발사한 ‘현무-4’에는 6t짜리 재래식 탄두가 장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전술핵에 맞먹는 위력을 가졌다”며 북한의 지하시설 파괴에 자신감을 보였다.

    만약 북한도 이와 유사한 대형탄두를 개발, 장착한다면 우리 군의 지하시설 파괴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게다가 북한이 만약 집속탄(커다란 껍질폭탄 속에 작은 폭탄 수백 개가 들어 있는 폭탄)으로 대형탄두를 만든다면 우리 군 기갑전력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