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완료자도 오미크론 감염돼”…영국 “27일부터 백신패스 폐지, 마스크 착용 의무도 폐지”뒤늦게 백신패스 시행하는 벨기에,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등 시행 반대 시위로 몸살
  • ▲ 코로나 백신 4차 접종을 하는 한 교수. 이스라엘은 부스터샷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접종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로나 백신 4차 접종을 하는 한 교수. 이스라엘은 부스터샷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접종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 백신접종에 가장 적극적이던 이스라엘도 ‘백신패스’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백신 부스터샷 접종자마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는 현실에서 ‘백신패스’가 방역에 무의미하다는 게 이스라엘 당국의 판단이다. 한편 뒤늦게 백신패스를 시행한 벨기에, 프랑스, 스웨덴 등에서는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백신접종자도 오미크론 감염되는 상황서 백신패스 무의미”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코로나 자문위원회가 23일 회의를 갖고 백신패스 폐지 검토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백신패스를 폐지하고 대신 코로나 감염여부를 공공장소 출입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2월부터 백신패스가 있어야만 공공장소를 출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과 코로나에 감염됐다 회복된 사람들까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고 있어 백신패스가 방역에 무의미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백신패스를 계속 유지하면 백신 접종자들이 “나는 안전하다”는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고, 이들이 더 부주의하게 행동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이스라엘 당국은 백신패스 폐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7만 명에 달한다. 대부분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다. 이처럼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자 이스라엘 당국은 PCR검사 대신 항원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27일부터 백신패스 폐지…24일부터 입국자 격리제도도 완화

    영국은 이스라엘보다 일찍 백신패스 폐지를 선언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19일 하원에서 잉글랜드 지역에 대한 백신패스를 27일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또한 19일부터 재택근무 권고도 철회하기로 했다. 코로나 확진자의 5일 자가 격리도 곧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27일부터 백신패스가 없어도 공공장소나 대규모 행사장에 출입할 수 있다. 실내외 어디서도 마스크를 착용할 의무가 없다. 요양원 방문 제한도 완화된다. 존슨 총리는 “물론 밀폐된 공간이나 인구밀집장소에서는 마스크 사용을 계속 권고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영국 국민의 판단을 신뢰하며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백신패스 반대시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백신패스 반대시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4일에는 그랜트 샙스 교통장관이 트위터에 “2월 11일부터는 백신접종을 마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 미접종자는 입국 전 검사와 도착 이틀 내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승객위치확인서 또한 모든 입국자가 작성해야 한다. 현재 영국은 백신접종을 완료한 입국자에게도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4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22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신규 확진자는 8만8000여 명이었다.

    벨기에·프랑스·스웨덴 등 뒤늦은 백신패스에 국민들 대규모 시위

    한편 뒤늦게 백신패스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나라들은 시민들의 반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백신패스 실시에 반대하는 국민 5만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들에게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았고, 여기에 시위대가 반발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이날 벨기에 경찰은 시위대 7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23일부터 백신패스를 시행한 프랑스에서도 매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는다며 백신패스 시행을 강행했다. 지난 22일에는 이에 반대하는 시민 3만8000여 명이 프랑스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백신패스 반대시위는 앞으로 계속 열릴 것이라는 게 현지 매체의 전망이다.

    스웨덴에서도 22일 1만여 명의 시민이 스톡홀름과 예테보리에서 백신패스 시행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도 같은 날 4000여 명의 시민이 백신패스 시행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