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권 전 국회도서관장 글에 윤서인 작가 만화 곁들여"'경제 자유'는 '사느냐 죽느냐' 결정짓는 생존 문제" 역설
  • "'개인'과 '자유'의 문제다. 두 개념은 한반도에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처음 생겼다. 북한에는 지금까지 존재해본 적도 없다. 문재인 정권은 출범 후 두 가지를 줄기차게 없애려 했다. 올 3월 대선에서 문 정권을 따르는 후보가 당선되면, 자유와 개인이 더 빨리 사라지고 한국의 존재 이유도 소멸되어갈 것이다."

    노재봉 전 총리는 올해 초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가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를 묻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단했다. 이날이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가 '유지'될 것인지, '소멸'될 것인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권을 계승하는 측이 승리하면,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노 전 총리의 전망은 섬찟하다 못해 급기야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대한민국이 존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개인'과 '자유'라는 가치를 현 정부가 억압하고 있고, 이러한 기조가 정권 연장을 통해 계속된다면 결국 '패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노회한 정치인의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한 책이 있다. 이름하여 '자유경제 톡톡(도서출판 백년동안 刊)'.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고리타분한 '정치'와는 거리가 먼 경제서적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한 국가가 존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바로 '경제 자유'라며 '자유주의'라는 정치 사상과 '경제'를 연결시킨다. 아주대 교수, 청와대 비서관, 자유경제원 원장, 국회도서관장 등을 지낸 '평생 경제학자' 현진권의 글에, 작가 윤서인의 만화를 곁들여 경제학의 이론과 실제를 알기 쉽게 풀어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자유' 대신 '평등'과 '집단주의' 횡행"

    얼핏 사상과 이념은 편가르기를 하는 나쁜 것이고 정책은 사상과 이념으로부터 독립돼야 할 것 같지만, 사상과 이념이 없는 정책은 방향을 잃은 배와 같아서 반드시 표류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따라서 저자는 자유주의라는 이념으로 세워진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은 경제 자유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와 시장경제의 가치가 무너지고, 평등과 집단주의가 횡행하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일례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경제적 약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최저 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했다. 최저 임금은 애초에 경제적 약자를 위한다는 '선한 의도'로 만들어졌으나, 현재 일하고 있는 근로자 다수가 일자리를 잃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는 최저 임금을 올리면 필연적으로 실업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경제 원리를 무시한 결과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근로자는 실업자가 되느니 최저 임금보다 낮은 임금으로 일하는 쪽을 선택하고 싶지만, 고용주는 정부의 최저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불하면 범법자가 되기 때문에 그런 일자리를 제시할 수 없다. 결국 정부가 국민의 경제 자유를 박탈한 셈이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근로 시간 단축 정책도 '선한 의도'와 정반대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할지는 고용주와 근로자 간에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거래인데 필요에 따라 선택하게 할 문제를 강제로 획일화함으로써, 일하는 사람은 더 하고 싶어도 일할 자유를 박탈당한 것이고, 고용주는 돈을 더 줄 준비가 돼 있는데 그럴 자유를 박탈당한 것이라는 논리다.

    "'경제 자유' 없는 전체주의 국가… '죽음의 길' 걸을 것"


    이 같은 예를 들며 저자는 "'경제 교육'은 단지 지식의 교육이 아니라, 우리가 이 땅에서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지을 수 있는 생존 문제"라고 강조한다. 경제 자유가 없는 전체주의 국가는 노예의 삶이며, 죽음의 길이기 때문이라는 저자. 이는 개인과 자유를 없애려 하는 정부는 결국 소멸되고 말 것이라는 노 전 총리의 경고와도 일맥상통한다.

    이 책은 '시장은 악, 정부는 천사'라는 인식이 팽배해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며,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지려면 '시장'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겠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됐다.

    저자는 지난 세기 사회주의와 시장경제의 싸움을 통해 시장경제가 인류에게 번영을 가져다준다는 교훈을 얻었음에도, 여전히 평등을 내세우는 '사회주의의 유령'이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

    잘못된 사상이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져 우리의 경제 기적 신화를 지우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의 경제학은 자유와 시장에 대한 음모와 거짓을 타파하고 사회주의 경제와 싸우는 경제학이 돼야 한다"고 단언한다.

    저자 소개

    ◇ 현진권 =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저자는 졸업 후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경제학적 사고가 사회과학의 기본 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현대 경제학의 심오한 테크닉 세계를 경험했다. 그 후론 쭉 경제학자로 살았다.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고, 한국재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강의보다 연구를 좋아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현실 정책에 관심을 갖다 보니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경험했다. 이후 자유경제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시장경제 교육 활동을 했다. 전 세계 자유주의자들의 모임인 몽페를린 소사이어티 정규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최근엔 국회도서관장으로 인류 고전을 원없이 읽었다. 지금은 자유인으로 살면서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위대한 정신을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 윤서인 = 대한민국의 아주 특별한 만화가다. 수십 년간 본인의 생각을 과감하게 그림과 영상으로 표현해 논란과 화제를 끝없이 일으켜 온 인물이다. 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고 네오위즈게임즈와 야후!코리아에 다닌 후 전업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남들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으며 죽고 나서 반드시 재평가될 거라고 믿고 있다. 2017~2018년 뉴데일리에 '시사웹툰 - 윤서인의 조이라이드'를 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