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긴급 브리핑 통해 종로·청주상당·안성 무공천 선언스스로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 민주당 '586 용퇴론'에 호응'횡령 준사기' 윤미향, '배임 횡령' 이상직 신속 제명도 약속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오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 5곳 중 서울 종로를 포함한 3곳에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대선을  43일 앞둔 상황에서다. 586 운동권 정치인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내부의 586 용퇴론에 호응했다.

    與 당헌, 중대 귀책사유 시 무공천 원칙

    송 대표는 이날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된 586 용퇴론을 거론하며 "저 송영길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586 운동권 출신 의원들을 향한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송 대표는 그러나 "정치는 모두가 독립 헌법기관으로서 국민 앞에서 책임지는 것이다. 강요하고 압박하는 문제가 아니라, 각자 국회의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이와 함께 당 정치개혁특위와 열린민주당 통합 과정에서 합의한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조항의 제도화도 공식화했다. "고인 물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물이 계속 흘러 들어오는 정치, 그래서 늘 혁신하고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정치문화가 자리 잡도록 굳건한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 서울 종로·경기 안성·청주 상당구에 무공천을 선언했다.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송 대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뜻을 받아 책임정치라는 정도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무공천 절차와 관련해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 당헌은 자당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공천하지 않도록 했다. 다만 지난해 4·7재보궐선거 당시 서울·부산시장후보를 내기 위해 기존 당헌에 전당원투표로 달리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민주당이 무공천을 선언한 3곳의 지역구는 민주당 소속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경선 도중 의원직 사퇴), 이규민·정정순 전 의원(당선무효형 선고)의 과실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구다.

    윤미향 사태 21개월 만에 국회 제명하겠다는 민주당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제명된 윤미향·이상직 무소속 의원과 관련해서는 국회 제명 신속 처리를 약속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위안부 관련 논란이 불거진 지 21개월,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관련 논란이 제기된 지 20개월 만이다.

    송 대표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며 "잘못이 있다고 판단이 내려졌고, 자문위가 제명을 결정한 대로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지난 5일 윤 의원과 이 의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을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이던 윤 의원은 위안부 지원금 유용 혐의로 지난해 9월 기부금픔법 위반, 업무상 횡령, 준사기 등 8가지 죄명으로 현재 재판 중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소속이던 무소속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과 관련해 500억원대의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돼 지난 12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송 대표는 최근 민주당 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2030세대를 겨냥해 청년 파격 공천을 강조하기도 했다. "2030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갖는 것만으로도 청년 당사자들은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송 대표는 "우리 당은 2030이 당당한 주권자로서 공적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전체 광역·기초의원의 30% 이상 청년이 공천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반성의 목소리도 냈다. 송 대표는 "윤석열 후보는 우리 민주당 정부의 어두운 유산입니다. 우리의 오만과 내로남불의 반사효과"라며 "여야를 넘어 검찰동우회·운동권동우회 기득권을 타파하는 새로운 정치시대로, 앞으로, 제대로 이재명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