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중동 순방, 조해주 선관위, 북한 미사일 부담… "이재명에 악재" 우려도설 연휴 끝나면 선거운동… 대선 후 '퇴임 소회' 밝히는 '간단 회견' 가능성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서 쥐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서 쥐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신년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취소 이유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비대면' 기자회견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대면, 비대면의 방법의 문제 아니라 문 대통령이 오미크론 대응에 집중해야 되는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청와대의 신년 기자회견 취소 결정에 정치권에서는 40%에 이르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임기 말 난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따른 답변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새해 정국 구상을 밝히고 국민과 소통할 기회를 스스로 내팽개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신년 기자회견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면서 "국민을 대신해 질문해 주시는 언론인 여러분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가 여의치 않게 된 것이 매우 아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당초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오는 27일 150여 명을 대상으로 예정됐다. 춘추관은 기자회견에 대비해 중앙지와 지역지, 외신, 방송 등을 구분해 인원 배분까지 마쳤다.

    이와 관련,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올해에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인들로부터 자유롭게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준비해왔고, 중동 해외순방을 마친 후 금주 중으로 일정을 계획했다"고 소개했다.

    "이재명 후보에 악재 될까 우려해 취소했나"

    기자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청와대가 오미크론 확산을 명분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취소하자 비판이 나왔다.

    최근 중동 순방에서 내세울 수 있는 성과물이 그리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해주 전 선관위원 관련 비판,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시사, 임기 내 정책에 관한 비판 등에 부담을 느껴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 아니겠느냐는 뜻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신년 기자회견이 자칫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신년 회견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신년 회견을 내부적으로는 금주 중에 하는 것으로 계획한 것이고 준비해왔다는 뜻이지,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기 떄문에 기자회견을 취소한다는 단어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임기가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남은 기간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소상히 밝히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라며 "오미크론을 핑계로 신년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은 다분히 이재명 후보를 도와 주려는 정무적 판단이 밑바탕에 깔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기자회견 취소로 3월 대선 전까지 신년 기자회견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이 끝난 후 퇴임 소회를 밝히는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가질 수는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설 연휴가 끝나면 다음달 15일부터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다"면서 "3월9일 선거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기자회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