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경제→ 경향 이직한 '손석희 아들'6개월 만에 MBC 경력기자 공채 지원‥ 합격 '눈앞'서경 대표와 손석희 '동기지간'‥ 연줄로 입사 소문
  • 'MBC 앵커 출신' 손석희(사진) JTBC 총괄사장의 아들이 최근 MBC 경력기자 채용 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실을 최초로 전한 MBC노동조합은 "현대판 음서제"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 반면 MBC는 면접 과정에서 부모에 관한 인적 정보가 제시되지 않아, 채용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입 공채라는 '좁은 문' 피해 경력기자로 MBC '입성'"


    MBC노조는 지난 23일 발표한 '손석희 아들의 MBC 경력기자 입사는‥ 노동귀족의 음서제'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JTBC 손석희 사장의 아들이 2022년 MBC 경력기자 공채에 최종합격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며 "현재 최종면접을 거쳤고 조만간 채용여부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사내에서는 이미 합격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MBC노조는 손 사장의 아들 손 기자가 서울경제신문과 경향신문을 거친 사실을 거론하며 "MBC 경력기자는 보통 수습기간 없이 곧바로 방송기자로 투입돼 현업에 나서기 때문에 지상파나 종편, 지역방송사의 방송기자를 주로 뽑는데, 이번처럼 경제신문 출신 경력기자를 채용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경력기자 입사과정에서는 필기시험이나 합숙평가 시험이 생략되고,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입사가 결정되기 때문에 과거 유력언론에서의 활동경력이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뚜렷한 특종기사를 여럿 발굴해 사회적 영향력을 검증한 일도 없고, 방송기자 경력도 없는 손 기자가 최종면접을 치른 것은 의외라고 거듭 지적했다.

    MBC노조는 "손 기자의 언론사 입사과정에 아버지의 '연줄'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며 손 기자가 2017년 서울경제신문에 입사할 때도 신문사 대표와 손 사장의 인연이 주목받았었다고 소개했다. 이는 손 사장과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1983년 6월 조선일보 업무직 수습사원으로 입사했던 '동기(18기)지간'인 사실을 가리킨 것.

    "서울경제 대표와 손석희 사장은 조선일보 입사 동기"


    MBC노조는 "이번에도 MBC 언론노조 간부 출신인 손 사장과 MBC 언론노조위원장 출신인 박성제 MBC 사장의 인연이 화제가 된다"며 손 기자가 지난해 7월 서울경제신문에서 경향신문으로 이직한 뒤, 경향신문에서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MBC의 문을 두드린 점을 문제삼았다.

    MBC노조는 "경제지로 들어가 경향신문을 거쳐 신입 공채의 '좁은 문'을 피해 MBC의 문을 두드리는 과정은 이른바 '빽' 없고 돈 없는 20~30대 젊은이들로서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입직루트'"라며 "이에 따라 사내에서는 벌써부터 '현대판 음서제'이고 '노동귀족의 세습'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좌파 성향 언론사 임원들이 같은 정치적 성향의 언론사에 '품앗이'하듯 자식을 입사시키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한 MBC노조는 "최종 결정에서 손 기자를 탈락시켜 이러한 구설수로부터 회사를 구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1992년생으로 서강대에서 국제한국학을 전공한 손 기자는 시사저널 인턴기자를 거져 2017년 말 서울경제신문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국제·금융·사회부를 거친 그는 지난해 7월 경력기자로 경향신문에 들어가 최근까지 외교부를 출입했다.

    MBC "손씨, 면접 최고 점수 받아… 부모가 누구인지 몰랐다"


    한편, 손 기자의 MBC 입사를 '세습'이라고 비난한 MBC노조의 지적에 대해 MBC는 "제3노조의 근거 없는 마타도어식 주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신입·경력 사원 채용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진행하고 있고, 면접 과정에서 부모에 관한 인적 정보가 일절 제시되지 않아 누구인지 알 수도 없고 관심사도 아니"라는 반박 입장을 냈다.

    23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MBC는 "손씨의 경우 평기자 중심의 실무면접에서 면접위원 전원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는 등 탁월한 성적을 받았다"며 "단독기사로 보인 취재력 등 업무 현장에서 그를 접한 동료 기자들의 평판도 훌륭했다"고 밝혔다.

    또 'MBC가 경제신문 출신 경력기자를 채용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는 MBC노조의 지적에 대해서도 MBC는 "본사의 경력기자 채용에서 신문기자 출신이 입사한 경우는 일일이 사례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며 관련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