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정용진은 깐부?"… 尹, '멸공' 논란 이후 이마트 방문SNS에 #이마트 #멸치 #콩 해시태그 올려…"가까워서 들른 것"
  • ▲ 이마트 이수역점에서 장을 보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인스타그램
    ▲ 이마트 이수역점에서 장을 보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인스타그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연일 "멸공(滅共)"을 외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향해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난하자, 이튿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신세계 이마트를 방문해 '멸치'와 '콩'을 샀다.

    같은 날 윤 후보는 대선 공약을 간략히 설명하는 '59초 쇼츠(짧은 동영상)'를 공개하며 대번에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 내에선 전날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페이스북에 남겨 2030 세대들의 환호를 이끌어 낸 이후 연타석 홈런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원팀'을 이룬 효과가 바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특히 윤 후보가 선대위 내 2030 자문그룹의 조언을 적극 반영해 빠른 결단을 내린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조국 "거의 윤석열 수준" 비난에… 정용진 "리스팩"


    결과적으로 윤 후보에게 약(?)이 된 조 전 장관의 트윗은 지난 7일 오후 9시 52분에 올라왔다. 정 부회장의 '멸공' 게시물이 삭제된 일로 며칠째 온라인이 시끄럽자, 조 전 장관이 오히려 정 부회장의 행동이 문제라는 저격 글을 올린 것.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다."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말하는 조 전 장관이 볼 때 '멸공'이라는 단어를 공론화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야당의 대선후보를 함께 깎아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자 이튿날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 전 장관의 트윗을 캡처해 올린 뒤 "#리스팩"이라고 썼다. '리스팩'은 남을 존경한다(리스펙트)는 뜻이나, 사실상 조 전 장관을 비꼬기 위한 반어적 표현이었다.

    공교롭게도 거의 같은 시각, 윤 후보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윤 후보가 어느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

    이곳은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였다. 이 게시물에 "장보기에 진심인편"이라고 쓴 윤 후보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콩 제품을 들어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에는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러자 다수 네티즌이 "마트는 역시 이마트" "역시 이마트 화답 ㅋㅋ "#멸공" "저도 이마트 멸치 콩 좋아합니다"라는 댓글을 올리며 윤 후보와 정 부회장을 함께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가까운 곳이라 들러… 마트 방역패스는 '정치방역'"

    이와 관련,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밥상 물가·방역패스 점검 차원에서 윤 후보가 일정을 잡은 것"이라며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해당 일정을 미리 공지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가 구매한 멸치과 콩이 멸공을 연상시킨다'는 말에 "해석은 보시는 분들께 맡기겠다"고 말문을 아꼈다.

    이날 예술의전당 일정 후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이마트를 방문한 게 정 부회장과 관련된 일정이냐'는 질문에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이마트 이수역점에)들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 오랜만에 일정이 없었다"며 "집에 강아지들 간식이 떨어졌고, 라면이랑 이런 것 좀 사서 먹으려고 가까운 데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정부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버스나 지하철 같이 밀도 있는 장소는 아무런 제약 없이 다니는데,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트 등을 차단하는 것은 너무 주먹구구식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학조사 결과를 디지털 데이터화시켜서,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방역정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정치방역을 하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