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9 대선 전 유입되는 만 18세 인구는 50만 명 추산… 전체 유권자의 '1%'이재명, 고3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윤석열, 선대위 출범식에 고3에 연설 맡겨
  • ▲ 지난 6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찬조연설에 나선 고3 학생 김민규군.ⓒ오른소리 캡처
    ▲ 지난 6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찬조연설에 나선 고3 학생 김민규군.ⓒ오른소리 캡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 3·9대통령선거에서 '첫 대선 투표권'을 행사할 만 18세 유권자의 '1%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당은 최근 고3 학생들에게 선거대책위원회의 중요 역할을 맡기는 등 화제몰이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1%의 표심' 만 18세 유권자… 여야 모두 '고3 마케팅'

    선거연령을 기존의 만 19세에서 1년 하향하는 공직선거법이 2019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만 18세도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당시 개정안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극렬한 반대 속에서 민주당과 범여권 협의체가 독자적으로 밀어붙였다.

    선거제 개편에 따라 이들이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은 지난해 4·15총선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3월 말 기준 만 18세 인구는 53만6770명으로, 총인구(당시 5184만3195명) 대비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3%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18세 선거인 수는 4만6484명, 실제 투표자는 3만1329명이었다.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선거인 및 투표자 수 가운데 약 1.2%에 불과한 규모였다. 그러나 이들은 평균(66.5%)보다 높은 투표율(67.4%)을 기록하면서 투표권 행사 열기를 짐작하게 했다.

    또 선관위가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투표율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선거인 115만3112명 중 만 18세는 0.97%에 해당하는 1만1207명이었다. 이 중 실제로 투표한 만 18세는 5324명(서울 4096명, 부산 1228명)으로, 전체 투표자(66만2675명)의 0.8%에 불과한 비중이었다.

    다만 이들은 평균투표율(56.6%)에는 못 미쳤지만, 20대(전반46.0%, 후반 43.1%)와 30대(전반 45.2%, 후반 45.2%)보다 높은 투표율(47.5%)을 보였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광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지난 11월2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만 18세의 공동선대위원장인 남진희(광주여고 3)양이 이 후보를 소개하고 있다.ⓒ뉴시스(사진=광주전남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광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지난 11월2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만 18세의 공동선대위원장인 남진희(광주여고 3)양이 이 후보를 소개하고 있다.ⓒ뉴시스(사진=광주전남사진공동취재단)
    내년 3·9대통령선거 전 '만 18세' 인구… 약 50만 명

    행안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산출되는 지난 2월 말 기준 만 17세 인구는 49만1134명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9일 직전 새로 편입되는 만 18세 유권자 규모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선거법 개정안에 앞장섰던 민주당은 지난 11월28일 핵심 지지 지역인 광주선대위를 발족하면서 고3 수험생인 남진희(18) 양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유력 정당의 선대위원장으로 고3 학생이 발탁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18세 투표에 강한 우려를 표했던 국민의힘도 '이준석 체제' 아래에서 '고3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는 고3인 김민규(18) 군이 시민대표로 찬조연설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김군은 이 대표가 대표 취임 후 개최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에서 최연소 8강 진출자로 주목받은 바 있다.

    김군은 찬조연설에서 반어적 표현을 빌려 "우리의 콘셉트는 '불협화음'" "불협화음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발언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우월할 것"이라고 발언해 민주당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젠더 갈라치기를 넘어 이제는 고3 학생도 '우리 고3'과 '민주당 고3'으로 갈라치기하느냐"고 따져물었다.

    "광범위한 지지 받겠다는 의지… 지나친 '고3' 논쟁은 경계"

    양당의 '고3 마케팅'과 관련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겠다는 정당들의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 교수는 "부동산·경제·일자리 창출 등 나라의 문제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세대별로 너무 세분화해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교수도 통화에서 "이벤트를 통해 '우리가 고3 학생들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고, 이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은 득표와 지지, 전반적인 투표율 제고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도 "고3 학생들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입시 문제도 있다. 고3 학생까지 선거에서 논쟁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등 선거판에 지나치게 휩쓸리게 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