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 "야당 자중지란 빨리 정리되고, 김종인 합류해 판세 또 달라져"이재명 측, 이낙연 적극 참여 바라지만… 이낙연 측, 이상이 교수 중징계에 앙금
  •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정상윤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정상윤 기자
    국민의힘이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김종인 원톱'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중도층과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에게 비우호적인 일부 친문 지지층을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민주당 선대위 소속 한 중진의원은 8일 통화에서 "야당의 자중지란이 생각보다 빨리 정리되고, 김종인 위원장이 합류하면서 판세가 또 달라졌다"며 "정치적 감각과 중도층 흡수 능력이 있는 분들의 영입과 함께 당 내의 이낙연 전 대표 같은 분이 나서 주셔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세균과 만남처럼… 이낙연과 극적 만남 원하는 이재명

    민주당 선대위가 이 전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바라는 이유는 국민의힘 선대위가 지난 6일 김종인 선대위원장 체제로 출범하며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무를 거부하며 나 홀로 지방 일정을 소화하던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 측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분열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3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울산에서 만찬 회동을 하면서 극적인 봉합이 이뤄졌다. 여기에 국민의힘 합류를 거부하던 김 위원장이 전격 합류하기로 하면서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바라던 진용을 갖추고 선대위를 출범시켰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와 경쟁했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전북 전주에서 이 후보와 직접 만나 '비빔밥 만찬 회동'을 했던 것처럼 이 전 대표도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정 전 총리는 4일 비빔밥회동 이후 "이재명의 승리는 민주당만의 승리가 아니고 대한민국이 직면한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라며 이 후보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했다. 정 전 총리와 같이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극적 만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호남과 친문 지지층, 중도층까지 확장해 줄 수 있는 이 전 대표를 우리가 이렇게 놔두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시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비판 '이낙연계' 이상이 징계도 악영향

    하지만 이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이 후보 선대위에 참여한 데다 민주당이 지난달 29일 이낙연 캠프 출신으로 기본소득을 비판한 이상이 제주대 교수에게 당원 자격정지 8개월의 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이 교수의 징계 결정 소식이 알려진 지 4일 만인 지난 3일, 제주도를 찾았다. 민주당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도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의 선거 캠페인 참여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이미 합류했고, 상임고문도 후보 측 요청을 수락한 것"이라며 "제 양심과 책임의식에 맞게 활동할 것이고, 지금까지 그러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는 등 제주도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이상이 교수를 만나 식사를 함께하고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와 결단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며 "대통령후보의 정책을 비판했다고 당원에게 징계를 내린 것이 좋은 영향을 줄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