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준석 등 갈등 딛고 손 맞잡아…경선 후보들도 한자리에윤석열 "정권교체 뜻 같다면 모두 힘 합쳐야"…원팀 의지 재차 강조출범식에 AI 윤석열·댄스 퍼포먼스 등장…대학생위원회 전면 배치
  •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가 6일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후보가 선출된 지 약 한 달 만으로,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힘을 모으는 '원팀'으로 출발하게 됐다.

    윤 후보는 "이제부터는 열 가지 중 아홉 가지가 아니라,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김종인 원톱' 尹 선대위 출범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케이스포(KSPO)돔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한 선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김병준·이준석 두 상임선대위원장은 물론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까지 이탈자 없이 구성됐다.

    김 총괄선대위원장과 가까운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총괄상황본부장에 올랐다. 금태섭 전 의원은 총괄상황본부에서 임 전 실장과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해 노재승 커피 편집샵 블랙워터포트 대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이 내정됐다. 노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보궐선거 때 오세훈 당시 후보의 유세차에서 연설해 '비니좌'(모자의 일종인 '비니'와 능력이 뛰어난 '본좌'의 합성어)로 불렸던 인물이다.

    박 전 부의장은 호남 중진으로 광주에서 4선을 지냈다.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호남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여권 표심을 흔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대위에 '캐스팅보트' 청년층 전진배치

    윤 후보는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와 청년본부를 비롯해 상임선대위원장, 비서실, 공보단, 정책·조직·홍보미디어·종합지원 총괄본부에 각각 청년보좌역을 뒀다. 청년층을 선대위 곳곳에 배치해 내년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2030세대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선대위 출범식장에서도 전국 대학생위원회 회원들과 메인 단상에 함께 앉아 후보가 앞으로 청년과 함께할 것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윤석열'과 댄스 퍼포먼스 등으로 신선한 선대위 출범식을 꾸린 것도 전 세대에 어필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출범식 막바지에는 윤 후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등이 대학생위원들과 함께 '젊은 그대' '넌 내게 반했어' 등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수건 응원전도 펼쳤다.

    청년본부 공동본부장에는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의 '입' 캠프 대변인을 역임한 여명 서울시의원을 임명하며 '원팀' 의지를 강하게 다졌다. 선대위 출범식에도 원희룡·하태경·최재형·안상수 등 경선 후보들이 참석했다.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불참했다.

    尹 "부패하고 무능한 文정권 심판해야"

    윤 후보는 연설에서 문재인정부의 무능을 부각하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민주당 정부는 코로나 중환자 병실을 늘리는 데 써야 할 돈을 오로지 표를 더 얻기 위해  전 국민에게 무분별하게 뿌려댔다"며 "민주당정부에게는 국민의 귀중한 목숨보다 선거에서의 표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윤 후보는 "만에 하나라도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계속 있을 두 번의 선거도 뼈아픈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그렇게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원팀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이다. 이제부터는 열 가지 중 아홉 가지가 아니라,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 저와 함께 우리 당과 대한민국을 확 바꾸고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를 위대한 우리 국민의 승리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더 이상 국가의 재정을 함부로 낭비할 수 없어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문재인정부가 쫓아내려고 안달했던 강직한 공직자가 공정과 정의의 생각으로 지금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고 윤 후보를 소개했다.

    "상식을 증명하고 정의를 바로잡을 순간이다. 더는 대한민국을 능력도 책임감도 부끄러움도 없는 이 정부에게 맡겨둘 수 없다"고 강조한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시대 사명인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고 국민과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준석 대표는 당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제1야당이 국정농단과 탄핵의 상처와 무능을 넘어 새로워졌는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며 "이번 선거의 결과는 단순한 승리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정치가 불행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불가역적인 변화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성난 모습이 아닌 이성적이고 침착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우리가 수권세력임을 널리 알리겠다"고 예고한 이 대표는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 국민의힘은 당원과 국민 한 분 한 분의 열망을 빼놓지 않겠다. 꼭 승리해서 당원과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윤핵관·파리떼 경계 목소리 여전

    선대위가 힘차게 출발했지만, 지금까지 갈등을 촉발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파리떼'를 향한 경계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원팀으로 출발한 선대위인 만큼 앞으로 각자 유불리를 따지는 정치적 이익에 몰두하지 않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선대위 합류를 고사한 이유를 "선대위가 일사불란하게 작동해야 선거에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요란스럽게 이 부서에서는 이 얘기를 하고 저 부서에서는 저 얘기를 하면 선대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나는 일을 하기 위해 잡음요소를 사전적으로 제거하자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 대표도 선대위 출범식 연설문에서 "지난 며칠간의 혼란에 대해 비판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표를 얻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후보와 우리들의 순수한 노력 사이로 남을 깎아내리고 이간질해 본인의 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모사꾼들이 들어오지 않았으면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