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미국에 의해) 분단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동맹 의지 굳건해" 존 오소프 美 민주당 상원의원에… 이재명 '폭탄발언' 일파만파
  • ▲ 존 오소프 美상원의원(민주·조지아)과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존 오소프 美상원의원(민주·조지아)과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지난 12일 미국 상원의원을 만나 “한일합병과 남북분단의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한 데 따른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재명 “미국, 가쓰라-태프트 협약으로 한일합병 승인… 분단과 전쟁은 그 결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12일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민주·조지아)을 당사에서 만났다. 

    1987년생인 오소프 상원의원은 “제가 최연소 상원의원인데 미국 젊은이들은 한국 젊은이들을 존중하고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오소프 의원은 이어 “동맹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철통같이 굳건하다”며 “안보관계뿐만 아니라 경제, 기술협력, 공공보건에서 협력할 뿐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양국이 앞장설 수 있다”며 한미관계 강화를 역설했다.

    반면 이 후보는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후보는 “결국 나중에 (한반도) 분단도 역시 일본이 분할한 것이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전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상기시켰다.

    이 후보는 미국 탓에 한일합병과 남북분단, 6·25전쟁이 일어났다는 말을 꺼낸 이유를 “상원의원께서 이런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전해 들어서 대단하다는 생각으로 말한 것”이라며 “미국 상원에서 이산가족 상봉관련법을 심의 중이라고 이야기 들었는데, 상원의원께서도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한국의 오늘날이 있기까지 미국이 큰 도움을 줬다는 점은 인정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지원·협력 때문에 (6·25)전쟁에서 이겨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경제 지원·협력 덕에 오늘날 유일하게 개발도상국,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가운데 경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고 지적한 이 후보는 “미국의 지원과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이런 거대하고 큰 성과의 이면에는 작은 그늘들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난 7월에도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인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이 후보는 “내 말은 1945년 8월 이후 3년간의 미 군정 시절을 말한다”며 “지금의 주한미군은 독립된 한국과 미국이 맺은 조약을 토대로 주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 존 오소프 상원의원,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등과 면담을 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존 오소프 상원의원,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등과 면담을 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같은 상원의원 만난 윤석열 “한미동맹, 이제 안보 넘어 글로벌 이슈까지 협력”

    같은 날 오전 오소프 상원의원을 만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이제 안보를 넘어 글로벌한 이슈에도 더욱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오소프 상원의원은 “한미 동맹관계와 안보관계뿐 아니라 경제·과학기술·공중보건·환경보호와 더불어 공유하는 민주주의 인권가치도 강화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 후보와 면담에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도 함께했다. 

    윤 후보는 크리튼브링크 부차관보에게 “대부분의 한국인은 한미동맹이 한국의 경제성장과 번영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 세계 국가들, 이런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확실한 연대에 의해 글로벌 이슈들이 잘 해결되기를 바라며, 거기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미국에 한국보다 더 중요한 동맹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안보와 한미동맹에 관한 미국의 의지와 공약은 철통같이 굳건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 드린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오후 윤 후보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과 간담회가 끝난 뒤 이 후보가 오소프 상원의원에게 한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미 간 우호협력을 위해 내방한 분에게 과거 역사를 거론하는 것보다는 미래를 위한 협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