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 2006년 이재명 선대본부장 지낸 김인섭씨 영입… "인허가 도움 기대"2015~2016년 김인섭에 5차례 송금… 이재명, 2015년 4월 백현동 부지 용도 '준주거지'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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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자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과거 성남시장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인섭 한국하우징기술 전 대표에게 2억여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정 대표는 김 전 대표로부터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돈을 건넨 뒤 차용증까지 작성했지만, 아직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백현동 개발사'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김인섭에 2억3000만원 건네10일 동아일보는 "정 대표가 2015~16년 김 전 대표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총 2억3000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김 전 대표는 이 후보가 2006년 성남시장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냈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이력을 가진 김 전 대표가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힘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정 대표는 2014년 백현동 부지 토지 용도변경을 신청했지만 두 차례 반려당하자 2015년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3개월 뒤 백현동 개발사업이 아닌 다른 사건에 연루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2016년 4월 만기 출소한 김 전 대표는 정 대표에게 백현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 주식 25만 주를 액면가에 넘기라고 요구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정 대표는 이를 거절했고, 김 전 대표는 "주식을 포기할 테니 혼자서 잘 끌고 갈 수 있는지 두고 보겠다"는 등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김인섭 "주식 25만 주 액면가에 넘기라"… 거절당하자 "두고 보자" 협박결국 정 대표는 2016년 5월 김 전 대표가 요구한 대로 주식 매매 계약을 했고, 김 전 대표는 "주식 매매 계약을 이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주식 매매 계약 이행 대신 정 대표가 김 전 대표에게 7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주식 매매계약 이후 정 대표에게 3000만원을 돌려주고, 2억원을 대상으로 사후 차용증을 작성했다. 당시 이들 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증거 기록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2016년 9월30일 정 대표에게 "2억원을 빌렸으니 1년 뒤 갚겠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자필로 써 줬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현재까지 정 대표에게 나머지 돈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차용증 작성과 관련, 정 대표는 "김 전 대표가 구치소에 수감 중일 때 '항소심 재판 비용이 부족하다'고 해 2000만원, '추징금 납부할 돈이 없다'고 해 1억원을 계좌로 송금했다"며 "김 전 대표가 출소한 뒤에는 '차량 구입비 등이 필요하다'고 해 7000만원, '매달 사무실 유지비 등이 필요하다'고 해 2000만원씩 두 번 송금했다"고 동아일보에 말했다.김인섭, 재판비용·추징금·차량구입비 등 요구정 대표 설명대로라면 2015년 8월~2016년 5월 다섯 차례에 걸쳐 총 2억3000만원을 김 전 대표에게 전달한 것이다. 당시는 성남시가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인허가를 내주던 시기다.2015년 4월 이 후보는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토지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로 상향하는 내용의 검토보고서에 결재했고, 같은 해 9월 해당 토지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이 후보는 2016년 1월에는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임대아파트 비율을 100%에서 10%로 줄이는 내용의 보고서에도 서명했다. 이후 성남알앤디PFV는 백현동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3143억원의 분양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정 대표 "일 안 되게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 돈 빌려줬다"정 대표는 "2억원은 아직 돌려받지 못했지만 모두 빌려준 돈"이라며 "김 전 대표가 2016년 9월 2억원에 대한 차용증을 쓰면서 3000만원을 갚았다. 이자로 1200만원도 받았다"고 동아일보에 말했다.돈을 준 시점과 차용증 작성 시기가 차이 나는 것과 관련, 정 대표는 "(김 전 대표가) 구치소에 있으니 차용증을 쓰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정 대표는 또 "김 전 대표가 사실상 '거기' 힘이 있지 않으냐"며 "일을 되게는 못 만들더라도 안 되게는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 돈을 빌려준 것이 맞다"면서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실제로 김 전 대표가 성남시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는 주장도 폈다.동아일보는 김 전 대표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