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 1개월 전에 설립한 A사 부지 인수한 뒤 성남시 용적률 400% → 560%로 상향A사 설립 자본금 1만원, 증자 후 자본금도 3억원…식품연구원 부지개발 떠올리게 해
  •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던 한국가스공사 부지에 지어진 아파트.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던 한국가스공사 부지에 지어진 아파트.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성남시 정자동에 있던 한국가스공사 부지개발 사업도 백현동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개발 사업과 유사한 특혜 의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는 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사들인 뒤 성남시가 토지용도를 급격히 변경해 업체가 큰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일보와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A시행사는 정자동에 있던 가스공사 부지를 2015년 7월 낙찰 받은 뒤 부동산을 개발, 올해 6월 말까지 100억 원이 넘는 분양수익을 올렸다. A사는 부지 낙찰 1개월 전에 설립한 자본금 1만 원짜리 법인이었다.

    가스공사 부지는 탄천과 불곡산에 둘러싸여 있고, 교통과 편의시설도 주변에 많은 땅이었다. 2014년 9월 가스공사가 대구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매각 절차가 진행됐지만 업무·상업용 토지임에도 건폐율 80% 이하, 용적률 400% 이하라는 제한 때문 6차례나 유찰됐다.

    그런데 A사가 가스공사 부지를 매입한 뒤 부지 용도가 바뀌었다. 2016년 2월 해당 부지에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건설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SNS에 “가스공사(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건 (인구)과밀화만 심화시키고 성남에는 아무런 득이 안 된다. 업자들은 (토지)용도 변경과 아파트 분양으로 떼돈을 벌겠지만”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같은 해 11월에는 성남시 의회가 가스공사 부지 용도에 주거 기능을 추가하자는 성남시 의견을 반대했다. 반대 의견 100%였다. 그런데 성남시가 성남시 의회의 반대에도 해당 부지 대부분을 주거용으로 바꿔주고 용적률 또한 560%로 상향했다. 이후 A사는 가스공사 부지에 500여 가구의 아파트와 160여 실의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했다.

    이렇게 벌어들인 누적 수익은 1465억 원이었다. 2017년 9월 유상증자를 통해 늘린 A사 자본금 3억 원과 비교하면 자본금 대비 488배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를 두고 “성남 분당구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무비 매각·개발 사업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현동에 있던 식품연구원 부지는 자연녹지여서 주택 개발이 불가능했다. 때문에 2011년부터 부지 매각을 시작했지만 8차례 유찰됐다. 그러다 2015년 2월 B시행사가 수의계약을 통해 2187억원에 부지를 매입한 뒤 같은 해 성남시는 이곳 용도를 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변경했다. 이후 B사는 이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1조 원 이상의 분양 수익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