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디벨로퍼 대표 부부 2년간 배당금 700억원… 지난해 360억원, 올해 340억원"이재명 선대본부장 출신 영입 후 성남시가 토지 용도변경… 이재명-정진상이 결재"
  •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의 모습이다. ⓒ정상윤 기자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의 모습이다. ⓒ정상윤 기자
    대장동에 이어 특혜 의혹이 불거진 '백현동 사업'도 특정인이 개발이익을 독식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가 '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면서 민간 사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백현동 사업에 투자한 부동산업체 대표 부부는 지난해와 올해에만 700억여 원을 배당금으로 챙기게 됐다고 한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부동산업체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 씨 부부는 백현동 사업 투자로 지난해 360억9965만원을 배당받았고, 올해는 341억9000만원을 챙길 예정이다. 이들 부부가 받게 된 배당수익률은 백현동 사업 시행사 성남알앤디PFV에 투자한 금액 대비 200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씨… 32억 투자해 702억 배당

    백현동 사업의 분양수익은 성남알앤디를 통해 분배되는 방식이다. 성남알앤디 우선주(25만 주)는 부국증권이 80.1%, NH투자증권이 19.9%를 보유했다. 보통주(75만 주)는 아시아디벨로퍼가 61.3%, 부국증권이 20%, NH투자증권이 18.7%를 갖고 있다.

    성남알앤디 보통주 지분의 61%(약 45만 주)를 보유한 아시아디벨로퍼는 지분 52%를 가진 정씨가 대표를 맡았다. 또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성남알앤디의 우선주·보통주 역시 정씨 아내인 윤씨가 신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에서 천화동인1~7호가 SK증권에 금전신탁한 것과 똑같다. 

    정씨의 아시아디벨로퍼와 윤씨가 NH투자증권에 신탁한 지분을 합치면 이들 부부가 보유한 성남알앤디 지분은 전체의 65%에 달한다.

    국민의힘 박수영의원실에 따르면, 윤씨는 2015년 성남알앤디 우선주와 보통주 지분을 액면가(5000원)로 확보했는데, 취득금액은 총 9억5000만원이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같은 기간 정씨는 아시아디벨로퍼를 통해 성남알앤디에 23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 결과 지난부터 올해 말까지 정씨는 총 497억4344만원, 윤씨는 총 205억4620만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김경율 회계사는 "32억5000만원을 투자해 올해 말까지 702억9000만원을 배당받는 셈인데, 투자지분 대비 배당수익률이 약 2000%를 넘는다"고 이 신문에 전했다.

    정씨, 백현동 사업 투자한 부국증권 고위 임원과 인연

    정씨와 관련해서는 부국증권이 백현동 사업에 투자한 배경에 관한 의혹도 제기된다. 백현동 사업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조선일보에 "부국증권의 한 고위 임원이 정씨와 가깝고 함께 사업을 총괄지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부국증권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의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에도 지분 19.4%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례신도시 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3년 민·관 합동으로 추진했다. 대장동 사업 4인방 가운데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아내와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아내가 관련 개발·투자회사 임원을 지낸 바 있다.

    이 밖에도 백현동 개발사업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시절 인허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있다. 녹지지역이었던 백현동 사업부지는 개발제한으로 8차례 공개입찰이 유찰됐다.

    아시아디벨로퍼, 이재명 옛 측근 영입… 이후 성남시,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그런데 2015년 1월 아시아디벨로퍼는 이 지사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모 씨를 영입했고, 같은 해 4월 성남시 도시주택국은 이 부지를 '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고자 한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이 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당시 정책비서관과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서명이 담겼다고 20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2015년 4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11만2860㎡를 '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고자 한다는 성남시 도시주택국 보고서에 직접 서명했다는 것이다.

    이후 다섯달 뒤인 2015년 9월7일 성남시는 보고서 내용대로 해당 부지의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했다. 성남시는 용도변경 시 100% 임대주택 공급을 전제로 했으나, 이듬해인 12월 일반분양(임대주택 10% 포함)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재명-정진상, 2015년 4월 토지 용도변경 결재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일반분양으로 바뀌면서 분양이익이 예상을 크게 웃돌게 됐고, 결과적으로 민간 사업자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겼다"고 조선일보에 전했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산을 깎아 부지를 무리하게 조성하면서 주변 옹벽 높이가 최대 50m까지 높아진 탓에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 아파트는 '옹벽 아파트'라고도 불린다.

    이와 관련해 정씨는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NH증권 지분은 아내가 맡겨 놓은 것이 맞고, 내가 보유한 것"이라면서도 "맹세코 로비 자금으로 사용한 적도 없고, 성남시 관계자 등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